반도체 중국 의존 하락… 미국·베트남 비중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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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홍콩 수출비중 51.7%로 하락… 대만·미국 비중 20% 돌파
탈중국 움직임 가속화… 수출 대상국 다변화는 긍정적 영향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5 10:18:31

2024년 반도체 수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고 대만을 포함한 미국 수출 비중이 상승했다. 베트남 수출 또한 늘어나고 있어 탈중국 및 반도체 수출 시장 다변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 의존도가 하락한 것이 눈에 띄었다.

2024년 1~11월 기준 중국과 홍콩을 합친 반도체 수출액은 2020년 61.6%에서 51.7%로 하락했다. 중국 수출이 40.2%에서 33.3%로 내려갔으며 홍콩 비중 또한 20.9%에서 18.4%로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2020년 7.5%에서 2024년 7.2%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 SK하이닉스의 주력인 고대역폭 메모리가(HBM)가 최종적으로 엔비디아에 공급되지만 중간 제조 기지인 대만으로 수출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더 높다고 보고 있다.

대만 수출 비중은 2020년 6.4%였으마 2024년에는 14.5%로 크게 올랐다. 2024년 1~11월 대만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9.2% 증가한 185억3000만 달러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대만 수출까지 미국 수출이라고 가정하면 2020년 13.9%에서 2024년 21.7%로 높아진다.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중국의 비중이 줄고 미국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시장의 대체재로 거론되는 베트남 비중 또한 2020년 11.6%에서 2024년 12.9%로 소폭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전체 휴대전화의 17%를 생산하던 중국 후이저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베트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세계 제조업 기업의 탈중국 흐름 가속화와 범용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강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향후 더 낮아질 것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해 막대한 금액은 투입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룬펑 반도체·선진반도체·캔세미 반도체·화훙 반도체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2024년 12월 웨이퍼 생산 시설을 완공했다. 투입된 금액은 생산 시설 하나 당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자체 생산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수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그동안 지나치게 높았던 만큼 수출 대상국의 다변화가 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세계 반도체 산업 분절화, 중국 외 지역으로의 IT 생산 기지 조정 등이 한국 반도체 수출 지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 어차피 중국과는 반도체 산업에서도 기존의 상호 보완 구도에서 경쟁적 구도로 바뀌기 때문에 반도체 수출국도 중국 외로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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