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부정 논란' 베네수엘라 정권, 반대파 가족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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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충성파 사법부·선거당국에 의해 3선 확정
곤잘레스 야권 후보, 압승 주장하며 국제사회 호소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8 16:30:11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와 화상 통화하는 파라과이 대통령(왼쪽 위)과 에드문도 곤살레스(오른쪽 위) 베네수엘라 전 대선 후보. 곤살레스는 현재 스페인에 망명 중이다.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엑스 캡처=연합뉴스

좌파 포퓰리즘의 대표 사례인 우고 차베스(1953~2013)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후계자로 2013년 권좌에 오른 니콜라스 마두로가 10일(현지시간) 세 번째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작년 여름 대통령선거 이래 개표 불공정 논란 중인 가운데 야권 대선 후보였던 인사의 사위가 피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4 대선 승리를 주장해 온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야권 후보의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사위인 라파엘 투다레스가 7살·6살 된 자녀들 등교를 위해 이동하던 중 납치당했다”며 “현재 실종 상태”라는 소식이 올라왔다.

곤살레스 전 후보에 따르면 그의 사위는 검정색 복장의 복면 괴한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갔다. 작년 7월28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사실상 2파전을 벌인 곤살레스는 야권이 자체 확보한 개표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선거 압승을 확신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해 왔다. 특히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대통령을 면담한 데 이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마두로를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과도 접촉하는 등 국제사회의 우군 확보에 애쓰고 있다.

이에 마두로 당국에선 미국을 비판하는 한편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의 곤살레스 지지 표명을 문제 삼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선언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라과이 대통령이 우리 내정에 간섭했다. 이는 국제 규약을 무시한 처사다. 파라과이와 외교 관계를 끊고 우리 외교관을 즉시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며 격렬히 반발했다.

2024 베네수엘라 대선 당시 상세한 개표 결과가 공식 발표되지 않은 채 현지 사법부와 선거당국이 마두로의 3선을 확정한 상태다. 현지 인권 상황을 감시해 온 시민단체 포로페날는 작년 12월30일까지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20명 이상 숨지고 1780명 넘게 투옥된 것으로 추산한다. AFP통신은 베네수엘라 당국이 최근 ‘정치범’ 1500여 명 석방을 발표했으나 신뢰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포로페날 측 견해를 전했다.

앞서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이 작년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곤살레스 전 대사와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의 화상 통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야권에 대한 강력한 연대 의사를 드러냈다. 페냐 대통령은 엑스에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 등과 대화를 나누며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절차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권위주의 정권 유지를 막기 위한 역내 국가들의 단결 필요성도 확인했다”고 적었다. 아예 곤살레스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개 인정한 셈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민주주의 원칙과 자유 국민 의지를 훼손한 의제를 추진함으로써 외교 정책을 외세의 이익에 종속시키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선거부정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7년 대선 역시 부정 논란이 거셌다. 현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른바 리마그룹을 언급하며 이번 파라과이 대통령 입장을 성토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신 후안 과이도 당시 국회의장을 지원한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위기의 평화로운 해법을 찾고자 만들어진 협의체다. 미국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마두로 정권에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이도 전 국회의장은 2019년 1월부터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며 야권을 이끌다 구심점을 잃고 2022년 12월 말 불명예 퇴진했다. 베네수엘라의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도 4년 만에 종식됐다. 그러나 체포 위협을 피해 스페인으로 망명했던 곤살레스 전 후보가 “대통령 취임 선서를 위해 수도 카라카스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취임식 전후로 마두로 당국과 야권 측 긴장이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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