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황산 취급 통보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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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문제 없었던 업무를 경영권 분쟁 도구로 악용”
중국·인도 기업들과 경쟁 심화·수익성 악화 등 우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15 10:04:11

영풍이 고려아연의 황산 취급 대행 중단 통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풍은 15일 “최근 고려아연이 정부의 개선명령을 이유로 황산 취급 대행 중단을 통보한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면서 “양사가 20여 년간 문제 없이 이어 온 황산 물류 위탁 업무를 경영권 분쟁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비열한 술수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화학물질관리법 제27조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유로 들어 영풍에 황산 취급 대행 중단을 통보했다.

그러나 영풍은 해당 행정처분은 고려아연이 영풍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에 따른 황산 물류 위탁 업무를 수행하며 관련 영업 허가를 받지 않아 발생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화학물질관리법 제27조는 ‘유해화학물질 영업의 구분‘에 관한 것으로 제조·판매·보관․저장·운반·사용 등 유해물질 영업의 종류와 범위에 대해 내용을 구분해 놓은 것이다. 각 영업의 종류와 범위에 해당하는 허가를 취득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풍은 환경청의 행정명령을 고려아연에게 더 이상 영풍의 황산을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영풍을 포함한 제3자의 황산을 보관․저장하는 등의 영업을 하려면 그에 맞는 허가를 받으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풍은 “관련 허가는 규정에 맞게 신청만 하면 수 주 내에 큰 어려움 없이 취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결국 고려아연이 관련 허가 신청만 하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인데 행정처분을 핑계로 양사가 수십 년간 원만하게 유지해 온 황산 물류 위탁 업무를 일방적으로 끊으려는 의도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자체적인 황산 물류 처리에 필요한 시설 및 인프라 확충 시까지 한시적으로만 고려아연과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관계를 지속하려 요청하였으나 고려아연은 이를 단호히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이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라고 보고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거래거절금지 가처분을 제기해 현재까지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황산은 제련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로 이를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아연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국제 아연 시장에서 고려아연이 1위이고 영풍이 4위다. 5위 권에는 중국 및 인도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만약 고려아연의 황산 물류 위탁 거부로 인해 영풍 석포제련소가 아연 생산을 줄이게 되면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영풍의 빈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덩달아 중국 등 해외업체와의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고려아연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양사 모두에게 해가 되는 황산 물류 위탁 거부를 경영권 분쟁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이번 고려아연의 황산 물류 취급 중단 통보에 따라 우선 동해항의 자체 수출 설비 및 석포제련소 내 황산 탱크 등을 활용해 황산 물류 처리를 최대한 소화할 계획이다”며 “또한 고려아연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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