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001년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 당시 테러 혐의 용의자를 감금했던 쿠바 관타나모 해군 기지 구금 시설에 '고위험' 불법이주민 10명을 압송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어제 관타나모에 10명의 고위험 불법체류자가 도착했다"며 "이들은 비어 있던 구금 시설에 수용돼 본국이나 다른 적절한 목적지로 옮겨질 때까지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불법이민자를 관타나모 해군 기지에 무기한 수용하진 않을 것이며 법에 따라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수감자 이동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 이래 처음 실행에 옮겨진 사례이며, 관타나모 해군 기지 수용시설을 3만여 명 규모로 확장하길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표가 나온 상태다. 향후 본토 외 주변국 수감시설이 경쟁 입찰을 통해 이용될 가능성 또한 제기됐다. 밀입국 및 고위험 수감자들을 아예 미국 영토 내에 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비용 절감도 고려된 구상이다.  

 

관타나모 기지 수용자들이 "다국적 갱단인 트렌 데 아라과 소속"이라는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 말을 AP에서 전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근 해외 테러조직(FTO)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린 악명 높은 범죄 집단이다. 미국 정부가 외국 출신 범죄자를 비롯한 불법 이민자들 추방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중미 과테말라는 엘살바도르와 베네수엘라에 이어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이민자들을 받기로 합의했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이날 과테말라시티를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맞아 회동한 후 기자회견에서 "21세기에 당면한 도전에 함께 맞서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콰테말라에 대해 "이민·마약 문제의 모든 양상을 마주한 나라"로 짚었고, 아레발로 대통령은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민자 흐름을 막기 위한 공동 노력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표하며 "자국민을 포함해 외국인을 돕는 '귀향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과테말라 정부는 미국에서 추방된 이들을 태운 항공편을 40%가량 늘릴 예정이다. 아레발로 대통령은 또 과테말라가 '독성 물질' 밀매 집단의 이동 경로 한복판에 있음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와의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미국 정부는 과테말라 북부 멕시코 국경 약 300㎞ 구간에 대한 보안 강화 태스크포스(TF) 창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아레발로 대통령도 미 육군 공병대와 과테말라가 협력해 현대적 항구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