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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가방’이라는 말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베트남에서도 일본에서도 모두 ‘가방’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자어인가 해서 찾아보았더니 한자어에는 가방이라는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순우리말 같지는 않고, 또 조선시대에는 가방이라는 것이 없었으니 그 유래가 얼마 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헤매다가 석사학위 논문에서 가방의 유래를 찾을 수 있었다(강서영, 2011, 한국 전통 가방에 관한 연구, 이화여대 대학원). 이 논문이 그나마 가방의 유래를 소상히 밝힌 것으로 보여 정리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방’이라는 말은 일본을 통해 들어 온 것이다. 네덜란드어의 ‘kabas’, 프랑스어의 ‘cabas’가 ‘카방(かばん)’으로 변질되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다.
네덜란드어 ‘kabas’는 ‘쇼핑백’, 프랑스어 ‘cabas’는 ‘장바구니’라는 말이다. 그러니 순수하게 우리나라에서 만든 말은 아니고 일본을 통해 들어온 말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들어온 말을 그대로 한국식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제는 가방이라는 말이 동남아에서 그대로 쓰이고 있으니 우리의 국격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허허허.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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