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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4년 만에 30만 원 아래로 내려왔다. 폭우와 폭염 등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 가격이 떨어지면서 2년 연속 차례상 물가가 하락했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출하 물량이 늘어 장보기 비용은 추가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물가정보는 추석(10월 6일)을 3주 앞둔 지난 12일 전통시장에서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29만9900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3500원(1.2%) 줄어든 수준이다.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 흐름을 보면 △2021년 27만4500원 △2022년 30만 원 △2023년 30만9000원 △2024년 30만2500원으로 꾸준히 30만 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4년 만에 다시 20만 원대로 내려왔다. 비용 하락에는 차례상에서 비중이 큰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 안정이 결정적이었다.
실제 사과와 배는 생육 지연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석 시기가 지난해보다 늦어지면서 출하량 확보에 문제가 없었다. 작년에는 ‘홍로’와 ‘원황’ 품종 위주였으나, 올해는 ‘부사’와 ‘신고’ 등 다양한 품종이 출하돼 선택 폭도 넓어졌다. 태풍 피해도 없어 공급이 원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1일 홍로 사과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711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601원 낮았다. 원황 배 상품 10개 가격은 2만7049원으로 전년 대비 19.3% 하락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추석 성수기 사과·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소류도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전통시장에서 사과(3개)와 배 가격은 지난해 1만5000원에서 올해 1만 원으로 33.3% 떨어졌다. 시금치(1단)는 8000원에서 6000원으로 25% 내려갔고, 무(1개)는 4000원에서 2500원으로 37.5% 하락했다. 배추(1포기) 가격도 1만 원에서 9000원으로 10% 떨어지며 소비자 부담을 덜었다.
반면 쌀과 가공식품, 축·수산물 가격은 상승했다. 햅쌀(2㎏)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올랐고, 송편(1㎏)과 시루떡(3장)은 각각 1만 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 뛰었다. 조기(3마리)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 상승했으며, 동태(1마리)와 돼지고기 육전용 앞다릿살(600g)도 각각 14.3% 올랐다. 달걀(10개)은 2500원에서 3000원으로 20% 인상됐다.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도 소폭 하락했다.
대형마트 기준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39만1350원으로 지난해보다 2810원(0.7%) 줄었다.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이 각각 27.0%와 25.8% 하락해 전체 비용 안정에 기여했다. 조사 결과는 할인 전 기준이며, 실제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서 할인 행사를 적용하면 28만~32만 원 선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추석까지 3주가 남아 태풍이나 가을장마와 같은 변수가 남아 있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추석이 늦은 만큼 햇과일과 햅쌀 출하량이 점차 늘고 있어 정부 지원 대책과 함께 현명한 소비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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