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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사고는 실제 얼마나 자주 발생할까.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의 평균 연령은 61~67세였으며, 이 중 80~90%가 페달 오조작으로 판정됐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고령 운전자에 집중돼, 초고령사회에 맞춘 교통안전 대책과 보험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 운전자의 높은 사고율은 노화로 인한 신체·인지 기능 저하에 기인하며, 이에 따른 사고 예방책과 보험요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지연 보험연구원(KIRI)연구위원은 14일 발표한 KIRI 리포트 이슈 분석 '인구고령화에 대응한 고령운전자 관련 제도 개선 방안'에서 “고령 운전자의 위험도를 세밀히 식별하고 이에 맞는 제도적·기술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초고령사회에서 교통안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며 “보험을 활용한 안전운전 유도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고령화 속도는 보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통계청과 경찰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올해 20%를 넘어섰고,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13.8%에 달한다. 2019년 10.2%에서 4년 만에 3.6%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줄었지만, 고령운전자 사고는 2005년 6000건에서 2023년 4만 건으로 폭증하며 전체 사고의 20%를 차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직결될 수 있는 요인이다.
해외에서는 제도 개선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활발하다. 일본은 70세 이상 운전자의 갱신 주기를 3~4년으로 단축하고, 첨단 안전장치가 장착된 차량에 한해 운전을 허용하는 조건부 면허를 시행 중이다. 법규 위반자는 연령과 관계없이 갱신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제한한다. 미국 메릴랜드주는 경찰과 의료심사를 연계해 고령 운전자의 면허 유지 여부를 판단하며, 이 결과 75세 이상 운전자 중 약 20%만 면허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제도와 보험산업 간 연계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내의 경우 현재 65세 이상은 5년, 75세 이상은 3년 주기로 면허를 갱신하도록 규정하지만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면허 갱신 주기 단축, 건강검진·법규 위반 이력 연계 등 제도 보완과 함께 첨단 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2022년,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비상자동제동장치(AEB) 등은 사고 위험을 최대 60%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 자동차보험은 AEB 장착 차량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포함되지 않는다.
보험제도 개선도 과제로 떠오른다. 자동차보험은 모든 운전자에게 적용되는 의무보험이지만, 고령층의 세분화된 요율 적용은 여전히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고령자 연령 구간을 세분화하고, 첨단 안전장치 장착 차량에 보험료 할인 혜택을 확대해 고령운전자 스스로 안전운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천 연구위원은 리포트에서 “고령운전자 사고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위험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면허 관리 강화, 첨단장치 보급 확대, 보험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안전운전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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