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용품 허위광고 2800건 적발… 처분 고작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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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 완화·질염 억제?… 근거 없는 주장
솜방망이 행정처분… 소비자 안전은 뒷전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4 10:37:27

여성 건강과 직결된 생리용품에서 거짓·과장 광고가 수천 건 적발됐지만 실제 행정처분은 손에 꼽는 수준에 그쳐 소비자 보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온라인 점검을 통해 생리용품 거짓·과장 광고로 적발된 건수는 총 2815건에 달했다.

무허가 의약외품 광고(약사법 제61조의2 위반)로 적발된 건수는 △2021년 364건 △2022년 404건 △2023년 291건 △2024년 616건 △2025년 상반기 649건으로 집계됐다.

의약외품 과대광고와 오인 우려 사례까지 합치면 매년 500~700건이 꾸준히 적발됐다.

그러나 적발된 2815건 가운데 대부분은 단순 ‘사이트 차단 요청’으로 조치가 끝났다. 실제 식약처 지방청이 내린 행정처분은 같은 기간 단 8건에 불과했으며 처분 수위도 광고 업무정지 1개월에서 최대 2개월 남짓에 그쳤다.

오인 우려 과대 광고를 살펴보면 “생리통 완화 효과가 있다” “질염·가려움 억제 가능” 같은 근거 없는 표현을 넣거나 일반 공산품인 위생팬티를 다회용 생리대로 오인하게 만드는 사례도 있다.

또 해외직구·구매대행 제품을 마치 안전성이 검증된 의약외품처럼 홍보하거나 허가받지 않은 제품을 ‘피부 진정’ ‘냄새 억제’ 등으로 포장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경우가 다수 적발됐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리용품 광고 시 여성·피부질환의 질환명이나 연상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데, 구체적인 예시로 △생리통 △월경통 △질염 △가려움증 △염증 △여성호르몬 △알레르기를 제시하고 있다.

또 유기농 순면처럼 제품 일부에 사용된 원재료를 과다하게 부각하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유기농 원료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에 좋다고 표현하는 것도 금지되고 있다.

이에 국회와 소비자 단체는 △고의·상습 위반 업체에 대한 처벌 강화 △과학적 근거 없는 효능·효과 주장 금지 △사전 광고 검증제 도입 △소비자가 제품 허가 정보를 쉽게 조회 시스템 마련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민간광고검증단은 “생리대의 사용만으로 생리통 완화 질염 유발 세균(칸디다균) 등 질병을 예방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생리대를 적절히 교체하지 않고 장시간 착용하는 등 잘못된 사용법으로 인해 짓무름, 발진, 질염 등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생리대 등 생리용품은 허가된 사용 방법에 따라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미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들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생리용품의 과장 광고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사이트 차단만 하는 것은 솜방망이 조치에 불과하다”며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식약처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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