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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이틀째 이어지며 소방당국이 외부 진화와 해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충남소방본부는 16일 오전 9시 51분 기준 화재 대응 단계를 모두 해제한 뒤 소방관 150여 명, 소방차·장비 80여 대를 투입해 잔불 진화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3시 30분 큰불이 잡힌 후 오후 7시 30분 대응 2단계가 1단계로 하향됐고, 이날 오전 1단계까지 해제되면서 지역 소방자원 중심 체제로 전환된 상태다.
진화가 장기화되는 이유는 건물 구조물이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랜드 물류센터는 H빔과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지만, 수천 도에 달하는 열기에 장시간 노출되며 주요 골조가 연쇄적으로 붕괴했다. 건물 북측 대부분이 무너졌고 남측도 외벽이 모두 탈락해 내부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다. 소방당국은 붕괴 위험이 커 내부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외부에서 구조물을 단계적으로 해체하며 분당 최대 7만5000L 규모의 방수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전날 오후에는 국내에 단 한 대만 운영 중인 울산소방본부의 대형 방사포(하이팩스)가 투입됐다. 일반 소방차 대비 20배인 분당 4만5000L의 물을 분사할 수 있는 특수 장비로 천안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당국은 “내부 적재물 대부분이 의류와 신발 등 고가연성 물품이라 잔불이 계속 남아 진압에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화재는 전날 오전 6시 8분 지상 4층에서 처음 발생했다. 신고 접수 7분 만에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자 50여 분 만에 대응 2단계로 격상됐다. 초기 1대였던 헬기 투입은 최대 12대까지 확대되는 등 전국 소방력이 총동원됐다. 센터 내부에는 약 1100만 장 규모의 의류·신발 재고가 저장돼 있어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불길은 순식간에 지하 1층까지 번졌다.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2014년 준공된 그룹 핵심 물류 허브로 연면적 19만3210㎡(약 5만8000평)에 달한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초대형 시설로 일일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으며, 층마다 160만~350만 장에 달하는 의류·신발이 보관돼 왔다. 이번 화재로 대부분의 재고가 전소된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 규모는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 화재는 업무 시작 전 시각에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당시 근무 중이던 경비원 등 직원 3명은 즉시 신고한 뒤 빠르게 대피해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진화가 완료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찰·소방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은 물류센터 전소로 인한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에 착수했다. 그룹은 대체 물류센터 확보, 출고 동선 긴급 조정, 주요 브랜드 물류 재배치 등 고객 서비스 지연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해당 물류센터는 건립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 설계됐으며 보험 등 관련 절차도 모두 적법하게 가입돼 있다”며 “현재는 구조물이 크게 훼손돼 소방당국도 내부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 물류 거점을 통해 출고를 신속히 조정하고 있으며 물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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