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에는 참으로 밥과 관련된 단어들이 많다. “그 사람 참 밥맛이야” “밥은 먹고 다니니?” “언제 밥 한번 먹자” “요즘 밥 구경한 지 오래야” “밥 군 것이 떡 군 것보다 못하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 등과 같이 밥과 관련된 단어들이 널려 있다.
과거에는 먹는 일이 참으로 귀한 일이었다. 아내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싫어하는 사람이 나오면 여지없이 “저 사람 밥맛이야.”라고 하면서 채널을 돌린다.
세상에 필요한 것이 밥인데, 어쩌자고 싫어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밥맛’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밥은 ‘쌀이나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 솥 따위에 앉힌 후, 물을 붓고 낟알이 풀어지지 않을 만큼 끓여서 익힌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밥맛이 얼마나 좋은데, 보기 싫은 사람을 그렇게 표현하나 참으로 이상하다.
원래는 ‘밥맛 없어’라고 하던 것이 역설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저 친구 정말 밥맛 없어’와 같이 표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역설적인 표현으로 바뀐 것으로 본다.
세월 따라 언어도 변하는 것이지만 밥맛이 부정적인 의미로 변하는 것에는 슬픔을 금할 수가 없다. 어린 시절에 술지게미(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에 설탕 타 먹던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밥이 세상에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