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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을 끌어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의 법적 분쟁이 한국 측 완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론스타 측은 새로운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위원회는 18일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손해배상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기존 판정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는 원금과 이자를 론스타에 지급할 의무가 없어졌으며 정부가 쓴 소송 비용 약 73억 원을 론스타가 정부에 지급해야 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가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아 약 4000억 원 규모의 정부 배상 책임이 모두 소급해 소멸됐다”며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이며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는 2003년 IMF 이후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는 논란이 생겼다. 이에 따라 외국 투기 자본이 단기 차익 실현을 통한 ‘먹튀’ 행위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이어졌다.
론스타는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과 5조9000억 원대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나 금융감독위원회가 법원 판결까지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고 밝혔고 인수가 무산됐다. 론스타는 2012년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 원에 매각했다.
론스타는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지분을 한국 정부의 개입으로 매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ICSID에 소송을 제기했다.
기나긴 소송 결과 ICSID 중재판정부는 2022년 8월31일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약 4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론스타가 청구한 전채 손해배상 금액인 46억7950만 달러(약 6조8000억 원)의 4.6% 수준이었으나 여전히 상당한 금액이기 때문에 부담이 됐다.
론스타 측은 배상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2023년 7월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법무부 역시 2023년 9월 판정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당시 법무부가 내세운 근거는 중재판정부가 론스타 측이 제출한 2019년 국제상공회의소 중재판결문을 핵심 증거로 썼는데 이 결정문이 한국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절차에서 나왔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중재판정부가 자기 권한을 넘어선 결정을 했으며 절차 규칙에 문제가 있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됐다. 당시 판정 취소가 이뤄질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으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강하게 밀어붙이며 다시 법정 싸움이 진행됐다.
결국 ICSID가 한국 측 주장을 받아들이며 정부는 배상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됐다.
다만 론스타 측이 결과에 반발해 새로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며 소송이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연합뉴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론스타는 “사건을 다시 새로운 재판부에 제기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새로운 재판부가 한국의 불법 행위를 인정하고 론스타에 손해액 전액을 배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한국 규제 기관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부당하게 막아서고 간섭했다는 근본적인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 취소위원회가 절차적 근거를 들어 기존 판정을 취소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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