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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과 하청노조 간 교섭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법 개정으로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교섭 주체와 절차를 둘러싼 노사 간 해석 차이가 커졌다는 점이 이번 제도 조정의 배경이 됐다. 이에 정부는 교섭 단위 분리 기준을 확대해 개정법 시행 전 현장의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지면서 기존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만으로는 다양한 교섭 요구를 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청과 하청노조의 이해관계 충돌을 줄이고 교섭 절차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교섭 단위 분리 기준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검토를 진행해 왔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노동부는 노동위원회의 교섭 단위 분리·통합 기준을 세분화한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25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입법 예고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한 사업장에서 복수노조가 존재할 경우 교섭대표노조를 정해야 하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하지만 개정 노조법 환경에서는 원청·하청·다수 하청노조가 동시에 교섭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져 기존 틀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정부는 원청노조와 하청노조의 교섭 단위를 원칙적으로 분리하되 하청노조 간에도 직무·근로조건·고용 형태가 다를 경우 별도 단위로 분리할 수 있도록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한 노동부는 교섭 단위 분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새로운 요소도 추가했다. 이해관계의 공통성, 타 노조의 대표성 적절성, 교섭체계 안정성, 갈등 가능성 등이 포함됐으며 이는 다양한 노조가 혼재된 원·하청 구조에서 교섭 단위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하청노조 간 공동교섭단 구성이나 위임·연합 방식의 참여도 인정해 소수노조가 배제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교섭 단계에서의 사용자성 판단 역시 중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노동부는 노동위원회가 특정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하면 원청이 교섭에 직접 응하도록 하고 원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지도 및 부당노동행위 처벌 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또한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성 범위를 두고 노사 간 해석이 갈릴 경우 ‘사용자성 판단 지원위원회’를 통해 판단을 보조하는 장치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노동계는 교섭 창구 단일화 유지가 소수노조 권리를 축소한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경영계는 분리 기준 확대가 기존 원청–원청노조 교섭체계까지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개정안은 법 취지와 산업 구조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정안으로 평가되지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추가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하청노조의 실질적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 교섭 틀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내 사용자성 판단과 쟁의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원청–하청 관계를 둘러싼 제도 개편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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