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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디엔오토모티브의 기술자료 유용 및 부당 요구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5600만원을 부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무단 요구하거나 제3자에 제공한 사례를 명확히 제재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디엔오토모티브는 자동차 부품 제조에 필요한 금형 제작을 외주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중도금·잔금 지급을 조건으로 금형도면 12건을 수급업체에 요구하고 수령했다. 금형도면은 프레스 금형의 구조, 형상, 치수, 재질 등을 표시한 핵심 설계자료로, 수급사업자의 대표적인 기술자료에 해당한다.
그러나 디엔오토모티브는 이렇게 확보한 금형도면 중 3건을 원 설계업체와 협의 없이 경쟁 수급업체 등 제3자에게 전달했다. 이는 명백한 기술자료 유용에 해당하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12조의3이 금지하는 행위다. 공정위는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하고 임의로 제3자에게 제공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의 의미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 원사업자가 필요 최소 범위를 넘어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행위를 엄정 제재해 “납품관리·현황 점검” 등을 명분으로 한 불필요한 자료 요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둘째, 납품단가 인하나 거래선 변경 목적이 아니더라도, 확보한 기술자료를 협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면 하도급법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즉, 기술자료 활용 목적과 관계없이 사전 협의 없는 정보 제공 자체가 위법이라는 기준을 재확인한 셈이다.
디엔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엔진·변속기·차체 등 주요 부품의 진동·소음을 줄이는 방진(防振) 부품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DN’ 소속 회사다. 공정위는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인 금형·자동차부품 업계 특성상 기술자료 요구와 유용이 반복될 경우 중소기업의 노하우가 손쉽게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자동차 부품 및 금형산업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집중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과 기술력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기술자료 탈취 행위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는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무분별하게 요구하거나 제3자에 제공하는 행위는 시장 경쟁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향후에도 기술탈취 행위를 엄정히 제재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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