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의 범위를 완제품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및 완제품에 대한 관세 정책 범위를 확대해 기업들의 미국 생산 기지 건설을 유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2일(현지 시간) 반도체 제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를 하라”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을 포함할 수 있다.
폴리티코는 국가별 관세율과 쿼터를 설정하고 주요 반도체 제조사를 대상으로 지침을 적용하는 방식 또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최혜국 대우 가격을 시행한 기업들에 관세 감면 혜택을 줬다”라며 “반도체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을 예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내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전 세계 미국 반도체 생산 비중이 최대 50%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트닉 장관은 “TSMC는 애리조나에 2650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고 마이크론은 2500억 달러 규모의 메모리 공장을 짓는다”라며 “그것이 트럼프 관세 정책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내 생각에는 대만 정부가 다음 주 미국에 대한 추가적인 200억~300억 달러 규모의 다음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일부 특정 상품을 대상으로 반도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에 나섰다. 여기에 반도체를 완제품에 대한 관세도 검토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및 완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두 번째 공장 착공을 계획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3일 러트닉 장관에 반도체 관세 발언과 관련해 “미국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정부는 관련 동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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