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일을 하면서 사투리를 고치고 표준어를 배우기 위해 길거리에 있는 간판을 소리 내서 읽고 다녔어요. 고급스러운 표현을 익히려고 호텔에서 와인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것이 계기가 돼서 소믈리에가 됐죠.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30초의 예술’이라 불리는 TV광고에서 목소리만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를 가능케 한 인물이 있다. 특유의 중저음의 목소리를 통해 단시간에 광고시장에서 가장 ‘핫’한 성우로 자리매김 한 구현경(여·29) 씨다.
문화체육관광부 캠페인 광고를 통해 성우 일을 시작한 구현경 씨는 ‘LG V30’, ‘기린이찌방 시보리’ 등 다양한 광고를 찍었다. 최근 ‘신의 물방울’이라 불리는 와인감별사(이하·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와인에 대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중저음 목소리로 단숨에 스타성우 등극…표준어 배우려 한 와인아르바이트로 제 2인생
구현경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캠페인 광고를 통해 광고 성우로 데뷔했다. 지금은 SK,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광고에 목소리 출연을 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는 광고 출연 제의 덕에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는 스타성우인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캠페인 광고는 취지가 좋았고 대본 역시 마음에 들었죠. 이후에는 LG V30, 기린이찌방 시보리 등에도 출연했어요. 지금도 다양한 기업에서 같이 일을 해보자고 연락이 와요. 성우 업계에서 굉장히 젊은 편에 속하는 저는 새댁 같은 목소리, 도시적인 목소리 등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죠. 많은 분들이 제 중저음의 목소리를 좋아해 주죠”
물론 구현경 씨가 단숨에 스타성우로 등극한 것은 아니다. 지금에 자리에 오르는 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다. 경상북도 포항 출신인 그는 경상도 억양을 고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전달력과 설득력이 중요한 성우에게 경상도 억양의 발음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포항에서 20년을 살았으니 경상도 억양이 없을 리가 만무했죠.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한 뒤 경상도 억양을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학원 수업 시간 1시간 전에는 주변에 있는 가게 간판을 소리 내어 읽었죠. 학원 수업이 시작하면 서울 출신의 학생들과 대화하며 억양을 연습했죠. 사투리를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부모님의 연락도 받지 않았어요. ‘나는 왜 서울에서 태어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많이 울기도 했죠”
구현경 씨는 포털사이트 인터넷 영상 직전에 나오는 광고를 보며 광고 성우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광고 성우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인터넷 통해 나오는 짧은 광고를 보면서 광고 성우를 꿈꿨어요. 학원 선생님에게 광고 성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죠. 선생님은 ‘주눅 들지 않을 자신 있냐’는 질문을 하셨고 제게 날짜와 장소를 알려주셨어요. 그곳은 녹음실이었는데, 원로 성우 한 분과 많은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대본을 받아 들고 녹음에 들어갔죠. 알고 보니 그 곳에 있던 분들은 모두 전문 성우였죠. 일반인은 저 혼자였던 셈이죠”
“일단 자신 있게 녹음은 했지만 주눅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원로 성우분이 ‘여기서 광고 성우 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명이다’며 저를 지목했는데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어요. 녹음 한 다음날부터 저에게 같이 일을 하자는 전화가 많이 왔어요”
호텔 와인 판매 아르바이트 하다 소믈리에 변신, 목소리 좋은 와인전도사 제 2인생
구현경 씨는 표준어를 익히는 과정에서 고급 언어를 배우기 위해 호텔에서 와인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것이 계기가 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여러 사람에게 와인을 알리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고급스러운 표준어를 구사하고 싶어서 호텔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와인은 워낙 범위가 넓어 설명하는 표현들이 다양했죠. 처음엔 성우와 소믈리에를 병행할 생각은 없었는데 사람들에게 와인을 설명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와인은 설명을 듣고 마시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크죠. 사람들이 제 목소리가 잘 들리고 신뢰가 간다며 제 설명에 유독 집중하더라고요. 물론 칭찬도 많이 들었어요”
광고 성우로 활약해 온 구현경 씨는 특유의 신뢰감 있는 목소리 덕분에 소믈리에 일을 하면서도 주변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다양한 와인 행사에 초청을 받기도 하고 관련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의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와인을 설명하죠. 제가 와인을 마시며 좋았던 경험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해요. 그리고 다양한 표현으로 고객들이 와인의 맛을 상상할 수 있게끔 도와주죠. 다양한 와인행사에서 사회도 봤어요. 특히 와인을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있죠”
구현경 씨는 성우, 소믈리에 등 두 가지 일에서 모두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돼 그들의 삶에 녹아들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아직도 부족함을 많이 느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죠. 녹음실 안에서 배운 부분을 문 밖을 나설 때까지 되풀이 하죠. 와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복습해요. 저 혼자 즐겁게 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사람들이거든요. 목소리를 내는 법, 와인을 잘 설명하는 법 등을 공부하는 이유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돌려주기 위함이죠. 언제나 사람들이 찾아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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