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30만톤 상당의 우유가 남아돌아요. 이를 가지고 뭘 할까 고민하다 안전하고 동시에 저렴한 장난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아이들이 먹는 우유로 만들다보니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들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판단한거죠. 저희 철학이 그래요. 적어도 아이들은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고 어른들은 이를 지켜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죠”
과잉 공급된 우유를 통해 안전한 클레이(점토)를 개발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크리에이터스랩은 아동문제에 관심을 두던 대학생들이 모여 설립한 소셜벤처업체다. 클레이를 발판삼아 화장품·쥬얼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지닌 이곳의 대표와 임직원들은 20대 중반의 청년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이들의 관심은 아이들이다. 빈·부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는 이들은 부모들의 걱정을 덜 수 있게 무해하고 동시에 성장기 발달을 위해 오감을 자극시킬 수 있는 장난감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창업학을 통해 배운 창업…과잉 공급 우유로 저렴한 장난감 개발
크리에이터스랩 류정하(여·26) 대표는 중앙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과 창업학을 전공했다. 유럽·미국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면서 웹디자인·영상·디자인 등에도 두각을 나타냈다는 류 대표는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준비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창업의 기회가 다가왔다고 한다.
“(전공인)사회복지학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보다 많은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 갈망을 채우기엔 부족했죠. 그래서 문화콘텐츠·창업 등과 같은 수업도 듣고 웹디자인·영상·회계 등도 배우기 시작한거에요. 심지어 학생회 활동까지 했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잠시 미국여행을 다녀오니 졸업반이더군요. 저 역시 취업준비에 매진하던 때였죠”
분주하게 토익점수를 따고 인턴원서를 넣는데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류 대표는 모든 인턴십에서 낙방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하며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술회한 그녀는 그 때 수강했던 창업학수업으로 인해 많은 깨우침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취업이 전부라 여겼던 그녀가 창업이라는 기회를 만나게 된 순간이었다.
“창업을 위해선 아이템이 필요했어요. 평소 아동문제에 관심이 많았기에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시중에 판매되는 클레이를 가지고 놀던 아이들에 붉은 반점이 일어난 것을 보고 바로 안전한 클레이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원료를 고민하다 과잉공급이 문제점으로 지목된 우유가 떠오르게 된 거죠”
하지만 류 대표는 우유를 장난감으로 만들 기술력이 없었다. 그 때 떠오른 이가 김영찬(남·26) 현 크리에이터스랩 최고기술경영자(이하·CTO)였다. 김 CTO는 류 대표와 같이 창업학을 수료한 동료였다. 본래는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그 역시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자 했던 열망이 컸기에 선뜻 류 대표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유럽여행 중 영국에 들렀을 때였어요. 물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는데 물보다 우유가 더 저렴하더군요. 우리뿐 아니라 우유과잉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소비감소가 주된 원인이었죠. 그래서 우유를 떠올린 거에요. 먹을 수도 있는데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래서 이를 구현해 줄 김 CTO에 창업을 제안한 겁니다”
윤예지(여·26) 사원은 류 대표와 같이 중앙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아동복지에는 관심이 많았으나 그저 공무원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평범한 학생이었다. 어느 순간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돌연 공무원시험준비를 포기하게 됐고 우연한 계기로 류 대표와의 인연이 닿아 크리에이터스랩에 합류하게 된다.
“솔직히 이곳(크리에이터스랩)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하고싶은 일을 찾던 중 류 대표의 강의를 듣게 됐는데 마냥 ‘저곳이 내가 갈 곳이다’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공무원집안에서 태어난 까닭에 너무 당연하다시피 공무원을 꿈꾸게 됐으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던 찰나였죠. 그렇게 크리에이터스랩 식구가 됐어요”
올해 창업 2년차인 크리에이터스랩은 1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우유로 만든 클레이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다양한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상금을 거머쥐었으며 사회적 기업가 육성 우선선발 대상에도 뽑히게 됐다. 김 CTO는 이 같은 지원 덕분에 하고 싶은 실험을 계속 할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하다고 언급했다.
“저희 클레이는 100% 식용성분으로 만든 안전한 제품이에요. 우유 속 카제인성분이 플라스틱으로 변하는데 이를 연장시키고 점성을 넣는 실험에 몰두했죠. 교육용과 놀이용 총 5가지 클레이를 개발했어요. 개발 과정에서는 금전적 어려움이 뒤따르기도 했으나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 새로운 연구개발에 몰입하고 있죠”
부모들의 반응에 힘을 얻어…화장품·쥬얼리 등 사업 분야 확장
크리에이터스랩의 안전한 클레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생활용품 안전 문제와 맞물려 큰 인기를 얻었다. 김 CTO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싶은 부모들 사이에서 발생한 긍정적인 후기들로부터 큰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최근에 저희 기술이 기술특허를 얻었어요. 저희들의 노력이 인정받는 기분이었죠. 부모님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도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저희 클레이를 사용한 부모님들이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좋았다는 평가를 올려주고 재구매를 해주시고 계셔서 굉장히 보람 있어요. 생활용품 안전성 문제랑 맞물려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윤 씨는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는 과정에서 큰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팀원들이 많은 걱정을 하며 제품을 개발했지만 소비자들은 굉장히 좋은 호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제품을 개발하면서 저희끼리 많은 걱정을 해요. ‘좋은 반응이 있을까, 관심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같은 의심을 품고 있는 거죠. 그런데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아요. 행사를 가게 되면 우유로 만든 장난감이라는 것에서 호기심을 느끼시고 안전한 것에 매력을 느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류 대표는 현재 크리에이터스랩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고 밝혔다. 기존의 안전한 장난감 제조를 넘어서 엄마와 아이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현재 해당 화장품은 베트남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은 상황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착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화장품 같은 경우는 올해 라인업 구축을 완성할 계획이에요. 정식 출시를 하지 않았지만 행사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사용한 소비자들이 거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또 베트남에서 러브콜이 들어온 상황이라 정식 출시와 함께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요. 쥬얼리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은 아동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에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 상품에 대한 보완 및 수정을 해나갈 계획이에요. 또 상품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 플랫폼을 구성해 안전한 제품들만 제공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예정이죠. 이를 통해 저희 회사 이름만 들어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아울러 저희 회사 상품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싶어요”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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