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청년창업가가 한두 번의 실패해도 언젠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주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실패를 소중한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당당히 재도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사단법인 청년창업가협회는 대한민국의 공정한 청년창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사명아래 지난 2013년 출범했다. 청년정신을 바탕으로 ‘맨땅에 헤딩’ 하며 청년창업가의 권익을 대변하고 청년창업가들의 성장이 곧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미래 경제성장 역군인 청년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김학범(39·남)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청소대행서비스부터 향수 자판기를 직접 개발해 판매하기도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9년 전 산업단지 등 소외지역에 편의점·카페 등을 위탁 운영하는 태신에이치알을 설립했다. 김 회장은 고군분투하는 청년창업가들끼리 언덕이 돼주자고 협회를 만들었다.
“스타트업 특성 상 실패해도 재기 힘들어…상생·협력 환경 조성”
중소벤처기업부와 MOU를 맺고 올해 기준 145개의 정회원사와 923개의 준회원사를 둔 이 협회는 청년 기업 간 정보 교류·협업·교육·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설립됐다. 매월 1회 중소기업 혁신생태계 확산위원회에 참여해 안건 및 해결 방안을 건의하고 있다.
“청년창업가의 자립 기반·환경을 조성해주고 있어요. 청년창업가는 1인이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만능이여야 하는데 개인별로 잘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서로 연결시켜 협업·상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청년창업은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높아진 청년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기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5년 이상 창업기업의 생존률은 27.3%에 그쳤다. 10개의 기업 중 8개의 기업이 5년 내에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준비되지 않은 채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해요. 사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마케팅·세무회계·영업 등 많은 기초 지식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필수 지식은 갖추지 않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죠. 학교에서는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학습이 부족한 채로 시작하죠. 이들에게 경험을 통해 성공이나 실패를 맛보게 하고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저희 일이에요”
박원경(36·여) 부회장은 스타트업 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을 영업이라 진단했다. 기반이 없는 만큼 훌륭한 기술·제품 등을 보유해도 판로가 가로막히기 일쑤라는 것이다. 동시에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나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했다 하더라도 영업력이 없으면 생존이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며 균형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몸 담으셨던 분들이 사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디어나 기술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들의 가장 큰 힘은 영업력이에요. 경험상 많은 이들을 알고 이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 판로개척에 자신감을 보이시죠. 가장 많이 하는 오해 중 하나가 아이디어만 좋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라도 이를 뒷받침할 영업력이나 자본이 없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죠”
정책 제안·불합리 규제 등 발굴…“간담회 위한 간담회 지양해야”
협회는 청년창업가의 성장발판 마련을 위해 청와대·중기부 등 정부기관의 회의 등에 참석해 부당거래 및 각종 규제를 발굴하고 완화하는 노력을 통해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협회는 총 42건의 정책건의 중 14건을 반영시켰고 불합리한 규제 등을 17건 발굴해 개선했다.
김 회장은 2014년 국무총리와 함께하는 기업 간담회에 참여해 개인사업자 보육센터 입주 제한에 대한 불합리와 창업자 기업평가 시 부채비율 반영에 대한 현실성 재고 등을 건의했다. 2015년에는 청년창업자 융자 시 연대보증 폐지, 전문 디자인회사 법인 등록 시 설치기준 요건 규제 개선 등을 건의했다.
심재성(43·남) 이사장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강도 높게 비판해야만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애로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 역시 협회의 주된 업무라 설명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실패를 겪지만 아무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비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아요. 실제로 창업의 어려움을 느껴본 사람만이 목소리도 낼 수 있죠. 그래서 여러 간담회 등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호소해요. 저희들의 이러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됐을 때 보람을 느껴요”
박현석(45·남) 사무총장은 협회가 ▲청년창업가인증제 실시를 통한 입찰 등 가점 부여 ▲대기업 정부과제 수행 시 청년창업가와의 컨소시엄 의무화 ▲청년창업기업 스스로 일자리 창출 시 일자리창출지원금 ▲청년기업 융자 시 자본금·매출액 보다 성장성에 대한 평가기준 마련 ▲청년기업 자금 지원 시 거치기간(1년 거치, 3년 상환) 불합리 개선(1년 후 이익을 내는 기업은 소수이며 이익을 내고 재투자가 필요) 등을 제안했다고 설명하며 스타트업 양적확대와 동시에 기존 창업자들을 향한 지원책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다 강조했다.
“신규창업의 육성이라는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기존 창업자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인 지원인 질적 확대도 논의돼야 해요. 이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죠. 이미 해외의 경우 샤오미·알리바바·애플 등의 스타트업 기업들을 주축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해관계 및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간담회 자리가 특정 정치인이나 기관 등의 생색용 광고의 장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김 대표는 진정성이 없는 이러한 자리 참석을 시간낭비라고 판단해 재차 참석하지 않는다. 소통과 개선의 노력을 보이지 않는 자리에는 재차 참석 요청이 와도 거절한다는 것이다.
“백세시대에 돌입하고 정년 보장까지 힘들어지면서 ‘완전 고용’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스타트업 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성공한 사례가 드물어요. 이제 진입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는 이제 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시장과 융합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에요”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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