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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반려동물 보험금 청구 시 필요한 종이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던 방식에서 앞으로는 전자시스템을 이용해 동물병원에서 곧바로 보험금을 신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다 간편화 될 전망이다. 덕분에 국내 반려동물 보험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동물병원의 불투명한 진료내역과 진료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동물병원에서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하고 진료 후 즉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반려동물보험 진료비 청구시스템인 ‘POS(Pet Insurance Claims Online Processing System)’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올 하반기 동물병원 진료비청구시스템 전국 확대…보험시장 변동 주목
지난 1월 한화·롯데·KB·DB 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등 5개 손보사와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한 보험개발원은 지난 4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현재 보험금 청구 내역을 POS를 통해 보험사로 전송하는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앞서 보험개발원은 동물병원용 전자차트 시스템 개발업체인 ‘PnV’와 업무협약을 맺고 각 동물병원에 설치된 전자차트와 POS 연동작업을 마쳤다. 대상 동물병원은 약 600여 곳이다. 이에 따라 POS와 연계가 완료되는 보험사부터 시스템 이용이 가능하다.
보험개발원은 2단계로 반려동물 개체식별 기능을 추가하고 전용 웹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POS를 반려동물보험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프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사업비 8600만 원의 규모의 반려동물 비문(鼻紋)인식과 비문번호 발급·조회 서비스 사업자 입찰을 공고한 상태다. 휴대폰 앱으로 반려동물 비문을 인식해 비문번호의 실시간 조회가 가능한 서비스다.
정영록 보험개발원 수석담당역은 “지금은 초기단계여서 기존 서류로 하던 청구를 전산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보험 청구가 간편하게 되면 반려동물보험 가입자와 동물병원 이용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POS는 반려동물보험 진료비청구를 간소화 해 동물병원에서의 진료·치료행위가 충분히 이뤄지고 소비자의 부담감소와 보험사의 업무효율화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며 “오는 8월 전용 웹페이지 구축이 완료되면 전국 모든 동물병원에서 POS를 이용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외선진국 보험금청구 전산화·간편화 추세…관련 보험시장 활성화 기대
보험개발원의 조치로 선진국에 비해 뒤쳐진 국내 반려동물 보험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왜곡된 국내 동물의료체계를 바로잡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예측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의 지난 5년간 연간보험료 규모는 △2013년 4억500만 원(계약건수 1199건) △2014년 5억7200만원(계약건수 1683건) △2015년 7억3100만 원(계약건수 1826건) △2016년 6억9000만 원(계약건수 1819건) △2017년 9억8000만 원(계약건수 2638건)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2017년 기준 등록된 동물 대비 가입률은 0.22%에 그치고 있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해외 반려동물보험 보험사들은 상품, 판매채널, 손해사정제도 등 차별화를 통해 반려동물보험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보험은 가입률은 6%, 시장규모는 500억엔(약 5천억원) 등으로 최근 5년간 연 18% 수준으로 성장했다.
북미 지역의 최근 5년간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미국 19.8%, 캐나다 15.3% 등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럽은 반려동물보험 시장규모와 가입률이 높다. 이중 스웨덴은 최근 10년 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가입률 40%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32억 크로나(약 4000억 원)규모다.
국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반려동물보험 시장은 불편한 청구방식과 낮은 인지도, 불투명한 병원 진료비 등의 요인이 겹쳐 미미한 상태에 머물러 왔다”며 “보험업무의 전산화는 필수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업무의 전산화는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동물병원의 표준 진료체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데도 기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일본의 15개 반려동물보험 판매사 중 6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애니컴(Anicom)은 전국 6200여개 동물병원과 제휴해 보험금 지급절차를 간소화하고 이로 인해 과잉진료 문제를 해소하고 고객만족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펫 프렌들리’(Pet Friendly)로 유명한 캐나다 트루패니언(Trupanion)사는 창구직불제도를 통해 동물병원에서 보험금을 즉시 청구하고 소비자의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보험금 전액을 동물병원에 지급하는 보험금 간소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보험 판매사들은 POS 도입에 따른 보험청구 간편화가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진료비청구의 간편화가 보험가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라는 이유에서다.
현대해상 이영빈 대리는 “POS시스템은 고객이 진료비청구서를 보험사에 청구하는 과정이 없어지는 만큼 고객입장에서는 편리한 시스템이다”면서도 “진료비청구가 용이해졌다고 해서 고객들이 보험가입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료가 높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A손보사 관계자는 “보험금 전산청구로 인해 보험사는 진료비 정보를 이용한 보험 상품 개발이 용이해 질 것이다”며 “동물병원별 진료비를 비교할 수 있어 현재 천차만별인 진료비 표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진료비 표준화는 고객들의 진료비 부담완화는 물론 국내 반려동물 보험시장이 확대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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