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견(父犬)과 모견(母犬)을 정한 후 교배를 통해 강아지를 생산·분양하는 사람을 브리더(breeder, 전문 번식업자)라고 한다. 번식이란 뜻의 브리딩(breedig)에서 나온 말로, 외국의 경우 자격증을 갖춘 전문 직종으로 분류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한 방송을 통해 비윤리적 방식의 강아지 번식실태가 전파를 타면서 속칭 ‘강아지공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물론 브리더라 할 수 있는 번식업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않다.
지자체 ‘브리딩센터’ 조성추진에 동물권단체 반발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된 서구의 브리더와 우리나라 브리더를 동일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서구의 브리더는 견종에 대한 유전학 등 전문지식을 갖추고 개체수 조절에 엄격한 반면, 국내 브리더는 ‘상업적 생산자’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려동물산업계는 현행법상 브리더는 생산·분양 전문 직종인데도 불구하고 동물권단체들이 개농장 실태를 왜곡하는 방법으로 브리더 혐오 현상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의 비체계적 번식업 관련 기준과 관리·감독 역시 전문 브리더 배출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브리더’ 논란이 최근 들어 수면위로 올랐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브리딩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자 동물권단체가 반발하면서 부터다. 강원도 평창군은 지난달 31일 “민자사업으로 ㈜삼양꼼빠농이 300억원을 투자해 평창읍 종부리 일원에 추진 중인 ‘반려동물 관광테마파크’가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8월 입찰을 통해 8만7000㎡ 규모의 군유지 매입과 1단계 개발 사업에 필요한 인허가를 완료하고, 반려동물 사육과 연구를 위한 브리딩센터를 9월 내 우선 착공한다”고 밝혔다.
브리딩센터 착공 발표에 동물권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지난 3일 반박자료를 통해 “무분별한 반려동물 생산·판매가 규제되지 않아 매년 13만 마리의 동물이 버려지는 실정”이라며 “더구나 평창군이 동물 보호·복지 향상을 표방하며 추진하는 민자사업에 반려동물 생산시설 설립이 포함된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업 내용이 현행법상 합법이라고 해서 동물복지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며 “생산시설에서 번식용으로 사육되는 동물의 복지를 직접 침해하고, 번식으로 인한 과도한 동물의 양산으로 무책임한 소유와 유기를 조장한다는 산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어웨어는 “평창군이 추진하겠다는 ‘국제 도그쇼’ 등도 동물복지 개념과 상반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물복지가 전제되지 않는 현재의 반려동물 생산체계로 인해 과도한 반려동물이 양산될 뿐 아니라 결국 유기동물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어웨어는 반려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계획에서 브리딩센터 건립 삭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평창군에 발송한 상태다. 반면 평창군은 브리딩센터 조성추진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동물권단체 관계자는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상업거래가 이뤄지면서 강아지 생산이 비윤리적이고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동물복지에 반할 뿐 아니라 유기동물 양산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단계부터 동물 복지가 무시되는 현 상황 하에서 브리딩센터 건립은 국내 반려동물 생산 자체에 대한 문제인식이 결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윤리적 과잉 생산, 유기동물 양산“ vs ”동물권단체가 혐오현상 부추켜“
이에 대해 반려동물산업계는 오히려 동물권단체들이 브리더 혐오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동물권단체들이 일부 환경이 열악한 브리더들의 농장을 방송을 통해 폭로하면서 전체 산업을 매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각 나라마다 동물권단체들이 반려동물 브리더들을 동물학대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문화를 받아들여 막무가내식 브리더 혐오 문화가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펫산업은 해가 지지 않는 산업이고 그 근간에는 브리더들이 있다”며 “대다수 반려동물 브리더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문화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농장주(브리더)는 “반려동물산업이 커지면서 수의사·미용사·훈련사·용품업자·장례업자는 물론 동물보호단체까지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지만, 유독 번식업에 대해 ‘동물학대·돈벌이’ 운운하며 윤리성만 강조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대다수 농장들은 정부기준에 맞춘 시설을 갖춘 채 규정에 따라 순종견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번식업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따갑다는 사실에 많은 브리더들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논리보다는 감정을 앞세운 동물권단체들의 이기주의와 정부의 무책임성 낳은 결과”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농장주는 “동물권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적극 알린 것과 달리 농장주는 대체로 60~70대가 많아 의견개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브리더 혐오 현상은 지금까지 동물권단체의 일방 주장에 의해 호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일방적 정책수립 방식이 브리더 양성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7년 동물보호법 개정과정에서 판매생산업 건축용도 변경·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 기준 등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환경부 간 협의는 등한시 한 채 일방적으로 미허가 생산업체의 제도권 진입을 강제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 확대와 반려문화 정착을 위해 반려동물 생산업의 제도권 진입을 위한 정책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매도’와 ‘강제’보다는 자유로운 시장진입과 투명한 관리감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신규 반려동물 등록 반려견 수는 △2015년 9만1000마리 △2016년 9만2000마리 △2017년 10만5000마리 △2018년 14만7000마리에서 2019년에는 전년대비 443.6% 증가한 79만7081마리로 폭증했다. 2019년까지 등록된 반려견 총 숫자는 209만2163마리에 달한다.
동물생산업체는 2018년 1186곳에서 2019년 1690곳으로 42.5%, 종사자는 1704명에서 2507명으로 47.1% 대폭 증가했다. 동물판매업체는 같은 기간 4056곳에서 4179곳으로, 종사자는 4902명에서 5477명으로 증가한 상태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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