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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동물병원에 방문한 반려동물 중 과체중 반려견 비율은 158%, 과체중 반려묘 비율은 16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려묘는 반려견과 달리 산책이나 야외 활동이 없기 때문에 운동부족으로 비만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비만은 사람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반려동물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며 일상생활 속 수많은 불편함을 야기하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묘 다이어트 위해선 적절한 운동과 다이어트 사료를 통한 식이 조절 필수
스카이데일리는 반려묘의 비만이 고민인 반려인들을 만났다. 딩꼬 반려인은 반려묘 딩꼬(9세·수컷)의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다이어트 사료를 급여하고 퇴근 후 집에서 열심히 놀이를 해주는 등 식단관리와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딩꼬 몸무게가 2019년에 13.7kg이었어요. 최근엔 그나마 열심히 다이어트 해서 약간 줄어 12.3kg이죠. 중성화 이후 살이 급격하게 찐 거예요. 현재 다이어트 사료와 신장사료를 섞여 먹이며 간식은 일절 주지 않는데도 살이 드라마틱하게 빠지진 않아 걱정이에요. 무엇보다 살이 찌면서 딩꼬가 캣타워는 뒤로 하고 침대 붙박이가 돼 마음이 아파요.”
반려묘 한냥이(3세·수컷)의 반려인은 한냥이가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보다 오히려 몸무게가 더 늘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냥이가 어렸을 때 굉장히 빼빼 말라서 밥을 많이 먹였어요. 그랬더니 한달만에 2.7kg에서 5kg로 몸무게가 불어났죠. 그 때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더 늘어서 현재 6.4kg이에요. 다이어트 사료를 정량보다 적게 주고 자주 놀아주는데도 매달 100g씩 몸무게가 늘어 걱정이에요. 수의사 선생님은 한냥이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반려묘 비만은 수많은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하셔서 남편과 함께 한냥이의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박현성 수의사는 반려묘는 반려견보다 비만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려인들의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려견은 산책도 하고 운동할 거리가 많지만 반려묘는 하루종일 누워있거나 어슬렁하는 정도가 전부예요. 운동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살이 찔 확률이 높죠. 또한 반려묘 사료는 고단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밥을 많이 줘도 살이 찌기 쉬워요. 반려묘는 복부지방이 많은 편이라 살이 조금 쪘을 때는 티가 잘 안나는데 살이 많이 찌면 관절염을 유발하는 등 매우 치명적이에요.”
“반려묘 비만을 예방하는데 가장 좋은 건 운동이에요. 그러나 반려묘는 영역동물이다보니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큰편이에요. 그래서 보통 캣휠이나 반려인이 함께 같이 놀아주면서 집안에서 적당한 운동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죠. 식이조절도 중요해요. 간식을 완전히 끊고 사료만 먹일 때 반려묘의 체중이 감량되는 것을 가장 많이 지켜봐왔어요.”
박 수의사는 반려묘 식이조절을 위해선 다이어트 사료를 권장했다. 단순히 칼로리를 낮추는 것은 반려묘가 더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고 포만감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중에는 포만감을 주는 다이어트 사료가 굉장히 잘나온다고 말했다.
“반려묘 다이어트를 위해선 운동량을 늘리고 먹는 양을 줄이는 게 필요하지만 한번에 가학적으로 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반려인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람이 살이 찌는 것은 사람의 책임이지만 반려묘의 비만은 보통 반려인의 영향이 커요. 반려인이 반려묘가 예쁘다고 하면서 나도 모르게 간식을 주고 먹는 걸로 보상을 주는 등 일반적으로 이렇게 해서 살이 찐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반려인만 바뀌면 살을 뺄 수 있어요.”
“이 때 주의할 점은 반려묘는 3일 이상 절식하면 지방간의 위험성이 커져요. 그렇기 때문에 굶겨서 살을 빼는 것이 아닌 조금씩 급여를 하면서 빼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간식은 사료보다 칼로리가 훨씬 높기 때문에 간식은 최대한 끊고 차라리 사료를 몇 알 주는 게 나아요.”
반려묘 비만, 당뇨·고혈압·지방간 등 유발…중성화 수술받은 수컷 반려묘 특히 주의해야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고양이는 정상 체중에서 10%를 넘으면 과체중, 20%를 넘으면 비만이라고 정의하는데 반려견과 달리 반려묘는 산책이나 야외 활동이 없기 때문에 운동부족으로 비만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반려묘의 비만은 당뇨, 고혈압, 췌장염, 지방간, 종양, 요석증, 근골격계 질환, 난산, 마취 및 수술 합병증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비만 반려묘는 지방이 간세포 내 축적돼 지방간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갑자기 음식을 먹지 못하는 시간이 하루 이상 지속된다면 가능한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반려묘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칼로리의 지방 함유 음식 섭취와 운동부족, 노령화 등이 있지만 중성화가 비교적 높은 비만 위험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반려묘는 생식 호르몬 분비 감소로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고 체내 지방대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컷 고양이는 체중 변화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체중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반려묘의 비만 기준은 BCS(Body Condition Score)로 분류하는데 1부터 5단계까지 있으며 3단계가 가장 이상적이다”며 “갈비뼈, 복부, 위에서 봤을 때의 모습 등을 판단 기준으로 보는데 갈비뼈나 배 등을 만져봐서 알 수 있으며 항상 BCS 3단계를 목표로 사료의 급여량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묘의 노령화도 비만의 원인이 되는데 나이가 들면 활동량이 줄고 대사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며 “7~8세 이후 반려묘 중 비만 고양이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 때는 사료 양을 조절해야 한다. 근육량을 늘리면서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는 체중조절 프로그램을 하는 것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반려묘의 적당한 체중 조절은 건강을 유지하고 생명을 연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려묘 비만 예방을 위해선 자유급식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양을 급여하는 제한급식이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만도에 따라서 적정한 사료 종류의 선택과 사료량을 계산해 급여해야 하고 실내 거주하고 활동을 싫어하는 비만 반려묘의 행동 패턴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일정 시간을 정해 놀이 활동을 통해 운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반려묘의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캣휠이나 IT 기능이 탑재된 피트니스 로봇, 반려묘 운동 장난감들이 나오고 있어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반려묘의 비만은 반려묘 수명과 연관된 만큼 평소 비만 관리를 통해 행복한 반려묘와 반려인의 동행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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