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약 3개월 앞둔 가운데 대선후보들이 스윙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의 표심을 잡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연 200만원 청년 기본소득과 연 3%대 청년 기본대출 1000만원을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저소득층 청년에게 8개월간 월 5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도약보장금과 연 250만원 한도의 청년도약계좌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여야 후보 모두 막대한 세금이 드는 현금성 지원에만 초점을 맞춘 대증요법식 공약을 쏟아낼 뿐 청년세대의 부담을 지우는 공적연금 문제엔 입을 다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국민연금도 공무원연금처럼 가입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윤 후보 역시 7월 대구 방문에서 박근혜정부의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누구도 못했던 공무원연금개혁은 정말 존중받을만한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두 사람 다 구체적인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해묵은 과제인 연금개혁의 당위성에 대해 여야 모두 부인하진 않을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1~2030년 중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 규모는 올해 4조3000억원에서 2030년 9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군인연금은 2조8000억원에서 4조1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61조원, 33조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험은 자기부담 원칙에 따라 가입자의 부담금 등 자체 수입으로 지출을 해결해야 하지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기금은 각각 2001년, 1973년에 고갈돼 연금법에 따라 국가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다. 공적연금을 제때 개혁하지 않으면서 혈세로 빚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37만7895원)이 공무원연금 1인당 월평균 수령액(240만원)보다 한참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국민들로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도 온전치 못한 건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은 2040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2055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학연금은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2049년 기금 고갈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공적연금 개혁 공약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안 후보는 2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공적연금 개혁은 청년의 미래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개혁 과제다”며 “표 계산으로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오직 청년들의 장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만 생각하자”고 밝혔다.
안 후보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공무원·군인·사학연금에 대한 동일연금제를 추진하고 보험료 납부율, 국가·사용주 부담비율, 소득대체율, 연금개시 연령 등 재정설계 구조를 일원화할 구상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통합국민연금법’을 제정해 공적연금 체제를 국민연금 단일체제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정부가 연금개혁에 손 놓고 있는 사이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청년 25% 이상이 ‘연금 고갈에 따른 노후 불안’을 우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금개혁이야말로 청년정책 그 자체다. 대선 후보들이 진정 청년을 위한다면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한 연금개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이라는 개인의 영광을 위해 청년세대에게 미래의 빚을 짊어지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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