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스트레스가 불러온 긴장이 우리 몸을 움츠러들게 하고 경직시켜요. 요가 수련을 하면 스트레스로 오그라든 채 굳었던 몸(근육, 근막)이 활짝 열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죠. 많은 이들이 요가 수련에 매료되는 이유예요.”
강윤희(53) 몸마음챙김학교 대표는 요가‧명상 전문가다. 그는 마음이 담겨 있는 몸에 천착하면 심신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요가 전통에서는 몸을 단련하는 수련법이 강조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요가 동작이 전부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호흡과 동작의 일치, 수련하는 사람의 의식 상태가 요가 수련의 더 핵심적인 요소라고 강 대표는 강조했다.
“요가 전통에서 ‘아사나’라고 부르는 요가 동작은 요가에서 8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해요. 요가의 궁극적인 목적에 이르는 길 8가지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거죠. 요가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전해질 때 서양을 통해 유입되었고, 그것도 연예인들이나 휘트니스계의 다이어트, 몸짱과 관련해 알려지다 보니 요가 수련의 본질이 퇴색된 경향이 있어요.”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그야말로 ‘움직이는 명상’이에요. 자각(自覺), 즉 알아차림을 놓치면 그 순간은 체조나 휘트니스일 뿐이죠. 요가 동작을 하는 동안의 움직임이나 감각, 그로 인한 생각들, 기분·감정의 변화들을 내 마음이 알아주다 보면 몸과 마음이 일치되면서 몸에서 생리학적인 변화가 일어나요. 스트레스 메커니즘의 작동이 멈추고 이완 반응이 시작되면서 치유가 일어나는 조건이 되는 거죠. 이완 없이 치유는 불가능하거든요.”
명상·요가란 나에게 삶 그 자체
강 대표는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반가량 떨어진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미리내 힐빙 클럽’이라는 곳에서 요가‧명상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자연치유 원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힐링 리조트다. 오행‧오감 테라피, 족욕, 온열 찜질 등을 통해 몸 안에 쌓은 피로와 독소를 비우고(디톡스) 신체 면역력 증진과 균형을 회복시키는 시설로 이뤄졌다.
주중에는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의 구성원들이 단체로 방문해 디톡스와 마음 챙김(mindfulness) 힐링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주말에는 개인 방문자들이 자신과 지인, 가족들의 휴식을 위해 찾는 곳이라 한다. 힐빙이라는 용어가 생경해 물어보니 힐링(Healing)과 웰빙(Wellbeing)의 합성어라고 했다.
강 대표가 요가에 입문한 계기는 다름 아닌 스트레스로 망가진 자신의 심신을 회복해야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1970년생인 그는 30대 초, 생업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짓눌려 몸에 하나, 둘 이상신호가 나타났다고 회고했다.
“30세를 갓 넘길 무렵, 주변에서 제게 숨을 왜 그렇게 쉬냐, 폐나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 보라는 말을 해서 정말 놀랐어요. 그 후 내가 어떻게 숨을 쉬나 살펴보니 제가 한 번씩 숨을 몰아서 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일에 집중할 때는 숨을 안 쉬다가 갑자기 큰 바위 덩어리가 가슴을 누르는 압박감을 느끼면 숨을 몰아쉬곤 했어요.”
“병원 검사에서는 문제가 없었어요. ‘심인성(心因性)이니 스트레스 관리하세요’라고만 하더군요. 불편한데 병명은 안 나오고 의사는 딱히 처방을 내려주지도 않으니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그런 가운데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예전에 누군가가 권유해준 요가를 떠올리게 되었는데 운명처럼 저랑 잘 맞았어요.”
강 대표는 당시에 숨쉬는 것만 어려웠던 게 아니라 몸도 여기저기 아팠다고 했다. 반듯이 누워서 잠을 잘 수 없었고 목·허리·골반·무릎에서 통증이 생겨 힘들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요가 수련을 하면서 180도 변해갔다.
“요가 수련을 하기 전에는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싫었고 몸도 천근만근이었거든요. 매일 요가 수련장에 가기를 한 두 달쯤 되었을 때 아침에 일어나기가 얼마나 수월한지 스스로 놀랐던 기억이 나요. 기상 시간이면 그야말로 기어서 겨우 일어났는데 벌떡 일어나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게 된 거죠.”
자신의 몸과 마음이 달라지는 걸 체험하면서 그 원리가 궁금해 요가지도자 과정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요가 수련을 처음 시작한 지 6개월만이었죠. 당시엔 누군가를 지도한다는 생각은 애당초 해본 적 없이 원리를 탐구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경남 마산이 고향인 그는 학창시절 친구들이 현재 자신이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놀라워한다고 했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읽은 책 내용을 친구들에게 얘기해 주는 걸 좋아했지만 중고등학교 때 운동장 조례와 체육 활동에서 종종 열외였을 정도로 약골이었다.
“학창시절엔 다사다난했어요. 어릴 때부터 허약했고 아파서 결석도 잦았어요. 중고등학교 때는 운동장 조례와 체육 활동에서 열외였을 정도로요. 그래서 학창시절 친구들은 제가 요가 강사가 된 걸 처음엔 믿지 않았죠.”
“타고나기를 내향적인 성격이어서 친구들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책 읽기를 좋아해서 읽은 책 내용을 친구들에게 얘기해 주는 걸 좋아했어요.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면 제 주변으로 친구들이 하나둘 모이다가 어느 순간 학급 친구의 절반 정도가 제 옆에 둘러앉아 귀를 쫑긋 세워서 듣곤 했지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엔 상상이 안 가는 풍경이죠.”
그는 학창시절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이었다. 몸도 약하고 주변의 어른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아 슬픔을 느낄 때가 많았다. 당시 위인전기를 탐독하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 친인척, 학교생활에서 관찰되는 사람의 마음의 고통에 관심이 컸어요. ‘왜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 고통을 주고받을까’가 제 성장 과정의 핵심 화두였죠. 그 화두에 대한 답을 종교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하고 물어물어 성당을 찾아가서 가톨릭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고교 시절부터는 테레사 수녀처럼 봉사하는 삶을 동경했어요. 책을 통해 그런 위인들의 삶을 보면 슬픔이 희망으로 바뀌는 기분이 들었죠.”
치유적 관계가 풍성해지는 세상 꿈꿔
본격적으로 요가‧명상을 수련하면서 그는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 위해선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요가·명상 지도자 자격증은 공부와 수련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현장에서 절감했어요.”
강윤희 강사는 여건이 닿는 대로 자신보다 나은 스승을 찾아 수련하고 공부했다. 몸과 마음의 원리에 대해 좀 더 본격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을 느껴 2015년에 서울 독산동에 있는서울불교대학원에 들어가 심신치유교육학 전공을 선택해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심신치유교육학 공부를 하게 된 이유는 한마디로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어요. 사람만큼 복잡하고 오묘한 존재는 없잖아요. 틈틈이 스승을 찾아 수련하고 공부했지만 아쉬웠어요. 그래서 몸과 마음의 원리에 대해 좀 더 제대로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게 돼 석·박사 과정을 거치게 됐죠.”
학구파인 그에게 대부분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신적인 상처를 갖게 마련인데 상처를 받을 때, 화가 날 때, 우울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마음 챙김’이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그는 의식적인 심호흡을 추천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느낀 직후에는 가능하다면 먼저 그 장소를 벗어나세요. 화장실이든 복도나 계단이든, 건물 밖이든, 혼자 있을 수 있는 벤치, 나무 아래 등등 그 장소에서 심호흡을 최소 3~5세트 반복합니다. 열 번이면 더 좋아요. 이때 심신 안정 효과를 높이려면 가슴 한가운데를 가볍게 말아 쥔 주먹으로 두드리며 심호흡을 하세요.”
“좋아하는 아로마 향기가 있다면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한두 방울 손바닥에 놓고 비빈 후 그 손바닥을 코앞에 두고 심호흡을 해보세요. 숨을 내쉴 때는 손을 좌우로 펼치고 마실 때 양손을 붙여 손바닥을 코앞에 두고 하면 좋아요.”
끝으로 강 대표에게 요가‧명상 전문가로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단박에 ‘불통’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이 소통하지 못해 갈등으로 치닫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요가‧명상이라는 키워드로 그간 연구한 지식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본지에 연재 중인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이라는 건강 칼럼인데 실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토란’ 같은 글들이다.
“제 글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봐 좀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소통이 잘 되는 세상, 그리하여 치유하는 관계가 풍성해지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