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전대) 당시 송영길 당 대표 후보 캠프에서 국회의원 등에게 9400만 원을 뿌렸다는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자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권은 전대 전반의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야권에 총공세를 가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대 당시 돈봉투가 뿌려졌다는 혐의를 잡고 본격 수사에 나섰으며 송 전 대표의 측근인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당원들에게 전달된 현금만 9000만 원 이상으로 적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과 이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 등 총 9명이 전대를 앞두고 3~4월 사이에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마련한 돈 9400만 원을 받았다. 이를 현역 민주당 의원과 지역 상황실장,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 수십 명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적게는 50만 원씩, 많게는 300만 원씩 불법자금이 제공됐다고 보고 있다. 이는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단위로 쪼개져 유통되는 전당대회 자금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사건 핵심 인물의 관련 진술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다량의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근 부총장이 압수당한 휴대전화에서는 “(당선되려면) 돈이 최고 쉬운 건데… ”등의 내용이 녹음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감사는 민주당 대의원 등에게도 수십만 원이 든 돈봉투를 돌리는 등 3000만 원가량의 돈을 더 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내용이 일파만하 확산하자 민주당은 전날 불법 정치자금이 오간 의혹과 관련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지도부가 금주 내로 조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 논의를 마친뒤 다음 주쯤 당내 기구를 통해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번 의혹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진상 규명에 돌입하기로 한 것은 차기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이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당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여당이 이번 의혹을 두고 ‘이정근 게이트’ ‘좌파 게이트’ 등으로 보고 ‘여론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여권발 프레임 공세를 방어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전날 국민의힘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가 살포됐고, 현역 의원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맹비난을 이어갔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을 보면서 수면 아래 잠겨 있는 몸통의 크기를 궁금해하고 있다”며 “썩은 돈을 거래한 녹음 파일이 얼마가 되든 철저한 수사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정치의 흑역사로 남을 후진적 정당 참사이며, 민주당이라는 이름의 당명까지 사라져야 할 초유의 ‘돈봉투 게이트’”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송영길 전 대표는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송 전 대표가 즉각 귀국해 수사에 응하도록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으로 지난 전당대회에서는 송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밀월 관계’를 의심 받은 바 있다. 이 대표가 대선 패배 후 송 전 대표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출마하면서 당내 비주류였던 송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될 당시에 친명계 상당수의 지지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해외 체류 중인 송 전 대표가 귀국해 조사받아야 할 사안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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