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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 경제] 전야(田野) 문명과 도회(都會) 문명의 갈림길에서
김태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30 06:31:10
 
▲ 김태규 명리학자·칼럼니스트
필자는 그간 상담일을 해 오면서 적지 않은 기업가와 부자들을 만나 보았다. 그중에는 이른바 재벌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있고 또 상당한 규모의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이어받은 부자들도 많다.
 
그들을 만나 보면서 느낀 대표적인 인상은 바닥에서 일어나서 기업을 키워 낸 창업주와 이어받은 사람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창업주들은 대부분 돈에 대해 어떤 외경심 같은 걸 가지고 있었다. 동시에 겸손한 면모와 내적 자신감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발버둥을 치다 보니 운 좋게 성공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서 오는 겸손함, 그러면서도 장차 힘든 상황이 닥칠 경우 어떻게든 잘 대응해 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자신감이 그것이다.
 
반면 이어받은 이들, 흔히 2세 그리고 특히 3세의 경우 그저 운이 좋기를 바랄 뿐 겸손이나 자신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스스로 성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때론 불안감도 엿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으레 이슬람의 역사가인 이븐 할둔이 쓴 ‘역사서설’, 아랍어로 ‘무깟디마’ 속의 글들이 상기되곤 했다.
 
이븐 할둔은 문명을 전야(田野) 문명과 도회(都會) 문명으로 구분하면서 그것이 되풀이된다고 말하고 있다. 전야 문명이란 간단히 말해서 척박한 들판의 삶을 이어 가는 사람들의 문명이고, 도회 문명이란 문자 그대로 오늘날 대도시의 그것이다.
 
척박한 들판에서 일어나고 강해져서 세력을 이룬 사람들은 오늘날의 경우 창업주와 비슷한 데가 있고 상속을 받은 2세나 3세는 도회 문명과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창업주들은 대부분 자신의 부와 기반을 이어 갈 2세나 자녀들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많다. 한마디로 돈 귀한 줄 모르고 열심히 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3세의 경우엔 대단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면서도 그들의 장래에 대해선 우려하고 있었다. 그럴 경우 “고생을 안 해 봤잖아요, 부모 잘 만났으니 그럴 수가 없지 않습니까?” 하고 위로의 말을 건넬 때가 많다.
 
최근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을 대하노라면 우리나라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필자나 그 이전 세대들에게 들판의 감각이 있었다면 최근 젊은이들에겐 그런 감각이 없다. 그보다는 사치스럽게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좌절감이 더 크다.
 
그렇지만 젊은이들을 비판하고픈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소비와 사치가 기본인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니 그렇다.
 
결핍이 상수(常數)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과 나름 풍요가 상수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우리 대한민국은 그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기에 더 이상 전야적 감각의 나라가 아니다. 그러니 그 속의 젊은 세대에게 들판의 감각을 요구하거나 주입시키긴 실로 어렵다.
 
이븐 할둔이 말하길 도회 문명은 때가 되면 어차피 기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속감도 약하고 시련을 통해 단련되지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와 흡사하다. 경제의 기반은 척박한 환경, 즉 전야 속의 사람들이 일구었는데 지금의 도회적 환경 속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갈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물론 아직은 1세의 태도를 어느 정도 흡수한 2세들이 경영하고 있기에 여전히 탄력이 살아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가 주역이 될 때가 되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다. 일종의 의구심이다. 이런 생각은 나이 든 세대의 노파심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터무니없는 우려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경제는 여전히 수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자체 내부의 시장만으론 결코 현 수준의 경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근원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우리 사회의 1세대들은 산업을 일구었고 2세대들은 신기술의 습득과 발전, 게다가 특히 문화산업 방면에서 영화나 공연예술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한류 붐’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3세라 할 수 있는 젊은이들, 지금 한창 주역으로 발돋움해 가고 있는 그들이 또 다른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분명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내년 2024년이 우리 국운의 새로운 입춘(立春) 바닥이자 시작이다. 그러니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도전과 과제들이 우리 앞길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과연 그게 어떤 문제일까’를 놓고 무수히 생각해 보았지만 이젠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60년 국운을 맞이하여 금선탈각(金蟬脫殼), 즉 금빛 매미가 허물을 벗고 새롭게 등장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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