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노선 호황’ LCC 고공비행… 여객 수 ‘빅2’ 추월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여행·항공

작년 1~11월 국제선 여객 수, LCC가 FSC 앞서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여객 수요 몰린 영향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09 14:25:27

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국제선 여객 수가 대형항공사(FSC) 국제선 여객 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국토교통부(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간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 수는 2169만2604명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2063만3499명)를 넘어섰다.

아직 통계가 집계되지 않은 12월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201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저비용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가 대형항공사를 넘어서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통계는 이르면 10일 중 집계될 예정이다.

2022년 당시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가 약 349만 명의 차이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2022년 대형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총 800만5931명으로 집계된 반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451만223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엔 격차가 더 컸다. 2019년엔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가 3385만1241명으로 저비용항공사 국제선 여객 수 2664만366명보다 721만여 명 앞섰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국외여행 수요 회복이 빨라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 엔저 현상 등으로 일본·동남아와 같은 단거리 노선에 주력한 저비용항공사가 그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미주·유럽 등 주요 중·장거리 국제선 노선에 주력해 비교적 큰 수요 회복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절차를 밟고 있어 저비용 항공사보다 노선 확대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배경에 실적 또한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 3곳(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제주항공이 1546억 원, 티웨이항공이 1532억 원, 진에어가 149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코로나19에 따른 적자를 모두 탈출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는 장밋빛 전망이다. 연 매출은 각 사 모두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95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6510억 원으로 8.7%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일본·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부터 회복돼 저비용항공사가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LCC의 공격적인 장거리노선 진출 등 격동기에 놓여 있는 데다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던 해외여행 수요가 잠잠해지면 LCC의 가격 인하 전략 등 출혈경쟁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