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첨단 기술혁신의 나침반 ‘CES 2024’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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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안 AI 칩 탑재한 ‘온 디바이스 AI’로 진화
삼성·LG전자 ‘AI 8K 초고화질 TV’ 등은 찬사
인력 양성·첨단기술 확보 등 상대적으로 취약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10 00:02:02

상상을 초월하는 최첨단 기술의 진보,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가 시작됐다.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세계 기술 혁신의 나침반으로서 CES는 ‘모두 다함께 모두 켜져라(All Together All On)’를 캐치 프레이즈로 한 첨단산업의 경연장이다.

올 CES 참가 기업은 150여 개국에서 총 4000여 개사에 달하고, 참관객은 13만여 명이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전체 참가 기업의 25%인 1100여 개사로 가장 많고, 미국이 700여 개사다. 우리나라도 삼성·SK·현대차·LG·HD현대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소 등을 합쳐 600여 곳으로 3위다.

‘CES 2024’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AI는 수년 전부터 세계 기술혁신의 ‘화두’로 주목받았지만 이번에는 기기 안에 AI 칩이 탑재되는 ‘온 디바이스 AI’로 한층 더 진화했다. 구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더 빠르고 직관적인 AI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응용 기술의 발전 양상이 눈부시다. 예컨대 글로벌 TV업계 1·2위(매출 기준)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24’에서 AI가 저화질 영상을 알아서 8K(초고화질)로 바꿔 주고, 전원을 끄면 유리처럼 투명한 스크린이 나오는 ‘듣도 보도 못 한’ 제품을 내놓아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과제가 적잖다. ‘4차 산업혁명의 현장’이라는 CES가 보여 주듯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인력 양성과 첨단기술 확보 등에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AI에 대한 투자·인력 면 모두에서 우리는 글로벌 빅테크에 크게 밀리고 있다. 미 오픈AI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0억 달러(약 12조9300억 원)의 투자를 받았고 앞으로 1000억 달러(약 129조3000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할 예정이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비는 작년에 각각 5000억 원 안팎에 그친다. 투자 규모와 인력에서 뒤처지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챗GPT 등에 비하면 후발 주자인 우리는 원천기술 확보에 힘써야 한다.

경쟁의 핵심인 인재 확보도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인공지능 산업 실태 조사’를 보면 AI 사업자들의 71.2%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K 등 주요 그룹들이 해외 AI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 생성형 AI 기술 인력 자원이 미국·중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적 자원의 확보가 산업 경쟁력 상승과 직결되는 만큼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학계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생성형 AI 기술 인력 자원이 열세인 건 논문에서도 나타난다. 과학기술 연구조사 기관인 클래리베이트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생성형 AI 분야에서 발표된 논문은 총 5만4899건이다. 중국은 1만9318건·미국은 1만1624건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2682건의 논문을 발표해 인도·영국에 이어 5위다. 연구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피인용 지수 상위 1%에 속하는 논문의 수는 미국이 691건인 반면 우리나라는 10분의 1 수준인 70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