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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주민·직원과 소통하며 신뢰와 공감대를 쌓아 왔습니다. 더 나은 중구를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며 달려 온 덕분에 오랜 숙제를 빠른 속도로 풀어 나가고 있습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최근 본지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해를 보내는 소회와 향후 구정 운영 방안에 대해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중구는 많은 변화를 이뤄 냈다. △남산 고도 제한 완화 △신당 10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 사업 △서울시 최고 수준의 출산·양육 지원금 확대 △어르신 교통비 시행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 결과 작년 11월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행정 역량을 가진 지자체로 공인받았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주요 사업 성과는
우선 구민의 오랜 바람인 ‘남산 고도 제한 완화’의 길을 열었다. 주민과 함께 소통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을 마련한 것이 주효했다.
정체됐던 도심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신당10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은 공공지원을 통해 기록적인 속도로 조합을 설립했다.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를 단 36일 만에 달성했다. 낡은 주택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이 일대의 주거 환경과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낡고 비좁아 불편했던 소공동 주민센터와 을지로동 주민센터가 새롭게 조성된다. 구의 재정 부담 없이 재개발사업을 통한 기부채납 형식으로 지어진다. 아울러 회현동 복합청사는 국내 최초로 민간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명동 주민센터 역시 지난해부터 청사 신축을 준비 중이다.
또한 서울시 최고 수준의 ‘출산·양육 지원금 지원’과 ‘어르신 교통비 지원’도 추진했다. 지난해부터 출산·양육 지원금을 확대해 첫째 아이 100만 원, 다섯째 아이 이상은 1000만 원 등을 지급해 420가정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 추진하게 될 역점 사업은
수개월간 민·관이 하나 되어 총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 연말 명동 관광특구가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밝은 동네’ 명동을 더 밝게 빛나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명동 거리에 다채롭고 역동적인 디지털 사이니지를 입혀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방문자들이 압도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디지털 옥외광고물을 조성하고 명동 거리 곳곳에는 미디어폴·스마트 가로등이 설치된다. 이미 대형 옥외광고물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롯데 백화점과 연계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광고물 설치는 2033년까지 총 10년에 걸쳐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주요 거점과 명동길을 중심으로 디지털 옥외광고물을 설치한다. 올해 연말까지 주요 거점의 70%에 옥외광고물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명동 자유표시 구역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에는 6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한다. 2단계 완료 시점에는 누적 1600억 원의 광고 매출이 전망된다.
옥외광고물 매출의 일정 부분은 기금으로 조성해 명동 지역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올해 예산 삭감 피해가 구민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2024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중구의회는 주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을 기준 없이 삭감했다. 결국 그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문제다.
구는 매년 반복되는 의회의 행태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주민들 역시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삭감된 예산이 원만히 확보되길 바라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예산 삭감에 분노한 주민들이 규탄 대회를 열어 한목소리를 냈다. 주민자치위원 등 주민대표들도 연초 구청장과의 면담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예산 확보를 강력히 요구했다.
구는 주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해 12일 73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중구의회에서는 15일 ‘구에서 행정적 절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재의요구를 철회’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억지 주장을 펼치며 정작 민생 관련 추경 예산안 처리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예산은 이미 편성 단계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결과다. 어려운 경제 여건과 유례없는 세수 감소 속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만을 편성했다. 의회에 이러한 구의 재정 상황과 각 사업 예산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충실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중구의회는 생활폐기물 처리 수수료, 주민 기반시설 유지·보수비, 복지시설 운영비와 같이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예산을 기준 없이 삭감했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
중구의회는 하루빨리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추경 예산안을 제대로 심의하길 바란다.
중구의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중구는 주요 행정 시설·대기업·대규모 상권이 몰려 있어 낮에는 40만~50만 명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거주 인구는 12만 명에 불과해 밤에는 텅 빈 도시가 돼 버린다.
우선 장기적으로 도시개발을 통해 ‘살 만한 집’을 많이 공급해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게 관건이다. 신당동 일대 등 낡고 노후화된 주거 지역은 개발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도심은 업무·주거·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정비해 낮과 밤 모두 사람의 온기로 가득한 곳을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세운지구 개발로 세운 3구역과 6구역 공동주택에 1636세대가 입주했다. ‘사람 귀한’ 중구에 소공동이나 명동보다 많은 세대가 한 번에 늘어난 데다 20~40대 비율이 60%나 된다.
세운의 사례처럼 주거 개선이 이뤄져 ‘살 만한 집’이 늘어나면 중구의 고민인 인구감소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고령화·생활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중구에 새롭게 전입한 세대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매년 중구로 전입해 오는 주민의 상당수는 1인 가구로, 전체 인구 중 약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계속해서 오래 머물고 싶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1인 가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흔히 도심지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부족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학생 수가 적으니 그만큼 한 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다.
중구는 최고 수준의 교육기관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보조금은 4차산업·진로 체험·외국어 학습·친환경 급식 등에 쓰이고 있다. 또한 현직 금융인이나 서울대 경제학도들과 함께하는 금융경제 교실이나 대입 컨설팅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인구 늘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다만 살고 싶은 곳·살기 좋은 곳을 만들면 중구가 사람이 모여드는 더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당10구역 조합 설립 인가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신당10구역은 2015년 정비구역 해제라는 아픔을 겪은 곳이었다. 하지만 주민의 강한 의지와 공공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국 최단 기간으로 조합 설립 인가를 마쳤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정비구역 중 공공지원을 통해 주택재개발조합이 설립되는 최초의 사례다.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를 단 36일 만에 달성하고,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인가까지의 과정을 단 6개월 만에 이뤄 냈다. 신속통합기획에서 조합 설립 인가까지 신당10구역이 보여 준 성과는 중구의 빈틈없는 공공지원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찾아가는 주민설명회와 정비사업 아카데미·공식 밴드를 통해 주민과 소통하며 사업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추진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렸다. 주민설명회와 아카데미는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저녁 7시 이후에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세무·감정평가·법무 등 각 분야 전문가 상담을 제공해 주민의 궁금증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공급자 위주였던 공공지원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 행정 역량을 집중해 지원한 것이 기적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신년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
새해에는 ‘언제나 든든한 내 편 중구’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더 크고 더 넓게 앞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소통’과 ‘화합’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변화를 향해 가겠다. 오래된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는 일뿐만 아니라 일상 속 작은 불편까지 세심하게 챙겨 ‘내 옆에서, 내 삶에 도움 되는’ 든든한 중구가 될 것이다.
‘내 편이 되는 중구’가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해 주시고 구민 여러분 모두 원하는 일 모두 이루시는 뜻깊은 갑진년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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