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22대 국회는 국가 파괴 시즌2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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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시기 자유민주주의 후퇴와 경제 붕괴
21대 국회, 정쟁 몰두에 민생 법안들은 폐기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03 06:31:31

문재인 좌파 정부 5년 동안의 폐해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중에서도 국가를 파괴시킬 정도의 가장 큰 폐해가 자유민주주의 후퇴와 경제 붕괴로 현재까지 민생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정부에서 한국 경제를 추락시킨 ‘소득주도성장’이 단적인 예다.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인상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주휴수당을 도입하고 경직적인 주52시간을 도입한 반면,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해 오던 노동유연성 제고 정책을 폐기해 한국 경제, 특히 중·소 자영업자들을 초토화시켰다.

재정 확대·기본소득·토지 공유제 등 정통 경제학에서는 검증도 되지 않은 일부 좌파 학자들의 주장이 문 정부 동안 경쟁적으로 도입되면서 한국 경제를 추락시켰다. 특히 국가채무는 2016년 말 626.9조 원(GDP대비 36.0%)에서 2021년 말에는 970.7조 원(GDP대비 46.7%)으로 크게 늘어나 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2023년 말에는 1134.4조원으로 증가해 GDP 대비 50.4%로 높아졌다. 국가채무가 1100조 원을 넘어서고 GDP의 50%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는 장기간 적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등 막대한 혜택을 주면서 탈원전을 강행하기 위해 원전의 경제성을 조작하기까지 했다. 한국전력은 원전보다 4배 정도 비싼 신재생에너지를 구입하느라고 부채가 2016년 말 50조 원에서 지난해 말 202조5000억 원으로 급증해 필요한 송전선도 건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에서 이명박정부 때부터 개발해 오던 해외 자원은 적폐로 간주해 매각을 추진했다.

추락하는 경제를 호도하기 위해 통계마저 왜곡시켰다. 부동산 가격을 조작해 당시의 관련 장관·경제수석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경기 동향을 정확히 진단하고 대책을 추진하는 중요한 기본통계인 경기종합지수마저 개편이라는 이름으로 조작해 경기가 반등하고 있다며 거짓 자화자찬도 했다. 조작된 통계로 자화자찬하는 사이 민생은 속절없이 붕괴되었다.

집권 내내 대대적인 실패를 하고도 거대 야당이 되어 반성과 성찰은커녕 아직도 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국가의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 지원법 제정안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지원특별법 개정안 등 5개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민의힘과 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민주유공자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한우산업법·농어업회의소법 등 4개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반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2029년 4월15일까지 5년 연장하는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은 받아들였다.

윤 대통령이 선별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4개 법안이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과 달리 기준이 모호해 악용될 소지가 있거나 형평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등 사회 통합을 저해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특별법이 있는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이외에 다른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피해를 본 사람도 유공자로 지정해 본인과 가족에게 혜택을 주자는 내용을 담았는데, 민주 유공자를 가려낼 심사 기준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세사기특별법과 한우산업법은 전세사기 피해자와 한우 농가를 특정해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거세고. 농어업회의소법은 농어업인 대표 조직을 만들어 농정에 사실상 참여토록 하는 법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 혼선과 갈등을 유발하는 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반면 21대 국회 임기 종료(5월29일)와 함께 폐기된 법안들의 수가 최대 1만6359개에 달한다는 보도다. 이 중에는 반도체 지원법인 ‘K칩스법’이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특별법’ 등 산업계에서 신속한 처리를 요구해 온 주요 산업 관련 법안들과 재정준칙 법제화 등도 포함되어 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못한 친부모가 자녀의 유산을 상속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등도 폐기되었다. 여야가 거야의 입법 횡포를 배경으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 등으로 대치하는 등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까지 정쟁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이 많은 경제·민생 법안들이 폐기되어 문 정부에 이어 국가파괴 시즌2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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