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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6월이 되면 반딧불이의 고장 전라북도 무주에서 전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축제가 펼쳐진다. 5~9일 펼쳐지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작은 산골 마을의 큰 축제로 덕유산 청정 숲에서 국내·외 최신 영화와 독립 예술 영화·고전 영화를 두루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작은 영화제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영화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와 영상미를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개국 96편이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영화 중 하나는 첫날인 5일 ‘무주반디관’에서 오후 1시에 상영되는 ‘3000년의 기다림’(2022·15세 관람가)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7년 만에 나온 조지 밀러 감독의 신작으로 영국의 비평가이자 부커상 수상 작가 A. S. 바이엇의 단편소설 ‘나이팅게일 눈 속의 정령’을 원작으로 한다.
20여 년에 걸친 치밀한 구상에 감독의 딸 어거스타 고어와의 각본 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3000년 전 사랑한 여인 때문에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업보를 갖게 된 정령과 그리스어로 ‘진실’을 뜻하는 이름의 서사학자 알리테아(틸다 스윈튼)의 여정이 이어진다.
역사를 글로 아는 서사학자와 그 시간을 직접 관통한 지니의 이야기 대결이자 3000년이라는 광활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러브스토리다. ‘천일야화’와 ‘알라딘’을 전복적으로 뒤섞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적확한 영화.
또한 같은 날 무주반디관에서 오후 3시30분에 상영되는 ‘행복한 라짜로’(2018·12세 관람가)도 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악명 높은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 라짜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는 요양을 위해 농장 저택에 머문다. 라짜로와 탄크레디는 친구가 되고 이들은 후작 부인에게 대항하기 위한 가짜 납치 계획을 세운다. 이 소동으로 담배 농장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데….
201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 수상작으로 그해 세계 곳곳의 평단이 꼽은 ‘올해의 영화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린 화제작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탈리아의 여성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는 지난해 ‘키메라’(2023)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무주산골문화재단은 평론가·감독·기자·시인 등 7명의 필진이 참여한 소책자 ‘현실과 환상의 시네아스트: 알리체 로르바케르’(2024)를 통해 알리체 영화를 알리는 중이다.
한편 전북 무주산골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자연 친화적인 축제문화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회용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조직위는 다회용기 대여 스타트업인 트래쉬버스터즈와 함께 간식 부스 8곳에서 모두 다회용기만 사용하기로 했다. 소비자는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받아 간 뒤 다시 부스에 반납해야 한다. 이번 다회용기 대여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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