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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알고리즘 조작’ 과징금에 되려 소비자 겁박하나
공정위 1400억 원 부과에 ‘로켓배송 불가’ 비상식적
자기 상품 상위에 올려 고객 유인·기만 사과해야
로켓배송 중단 시 1400만 회원 그대로 유지될까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7 00:02:01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쿠팡에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하자 쿠팡은 크게 반발하며 자사 인기 서비스인 ‘로켓배송’ 등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거액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쿠팡이 소비자를 볼모 삼아 겁박하는 모양새는 비상식적으로 비쳐진다. 이는 1400만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행태로 지적된다.
 
공정위는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직매입 상품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를 조작하고 임직원들에게 특정 제품에 대해 호의적인 리뷰를 남기도록 했다고 봤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업자가 알고리즘과 구매후기를 조작하면 이는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간다. 입점업체의 중개상품이 뒤로 밀리고 PB 상품 등 특정 상품만 검색순위 상위에 올라가면서, 이렇게 오도된 정보가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쿠팡에 공정거래법 위반(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혐의로 과징금 부과와 함께 쿠팡 법인과 PB상품 자회사(CPLB)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그런데 쿠팡은 공정위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쿠팡은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 증거’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놓고 공정위 판단을 반박했다. 자사 임직원의 리뷰 평점이 일반인 평점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점과 공정위가 문제 삼은 리뷰가 전체 PB상품 리뷰의 0.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공정위도 입장문을 내고 쿠팡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임직원의 이용 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은 이미 두 차례 공개된 전원회의 심의에서 충분한 논의 끝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의 주장이 이번 사안의 핵심을 비껴간다는 점을 지적했다. 쿠팡이 반박 근거로 삼는 임직원들의 구매 후기 내용과 관련해 제재가 내려진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지적한 것은 쿠팡이 입점 업체에게는 구매 후기 작성을 막아 놓고 자기상품에는 구매 후기와 별점을 부여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라는 설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최소 6만여 개 쿠팡 PB 상품이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적으로 노출됐다.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되는 상품을 선택하기 마련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쿠팡의 이런 불법·기만 행위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한 쿠팡의 대응은 더 실망스럽다.
 
쿠팡은 공정위의 제재를 ‘상품진열 규제’라는 논리로 반박하며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무료 배송을 위한 3조 원의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 원의 투자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0일 예정이던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도 취소했다고 한다.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이 불가능하다고 맞서면서 결국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고객의 상품 선택을 오도한 기만행위에 대해 마땅히 사과해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건 적반하장이다.
 
공정위도 이번 조치가 로켓배송 유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힌 것처럼 쿠팡은 1400만 회원을 볼모로 한 ‘로켓배송 중단’ 같은 겁박을 당장 거두어야 한다. 더욱이 로켓배송이 쿠팡의 무료서비스도 아니잖은가. 로켓배송을 이용하려면 회원은 월 4990원의 회비를 내야 한다. 그것도 올해 8월부터는 월 7890원으로 인상되니 연 10만 원에 육박한다. 쿠팡으로서는 약 1조4000억 원의 연간 수입원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중단될 경우 과연 1400만 회원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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