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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옷이 작아졌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의미론에서 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부분을 있을 때 많이 써먹는 예문이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한다. 아내는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옷이 없다”고 투정을 부린다. 젊은 시절부터 교직에 근무했고 전문직·교수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정장이 무지하게 많다.
옷장을 꽉 채우고도 부족하여 행거(Hanger)라고 하는 긴 옷걸이를 두 개나 더 들여놓았는데도 옷이 없다는 표현은 무엇인가. 아마도 상황에 맞게 입을 만한 것이 없다는 뜻인 것 같다. 학교에 갈 때 입는 옷, 공원에 갈 때 입는 옷, 교회에 갈 때 입는 옷 등 종류가 다양하여 각각의 상황에 맞는 옷이 없다는 말이다. 그 많은 옷이 다 어디 갔나.
장모님이 살아계셨을 때 옷을 사다 드리면 펄쩍 뛰셨다. 뻥을 좀 쳤지만, 그 정도로 필자를 혼내셨다는 말이다. “지금 있는 옷도 죽을 때까지 다 못 입어”라고 늘 입에 달고 사셨다. 세월이 흘러 필자가 그 대열에 들어왔다. 스승의 날이라고 늙은 옛 제자들이 옷을 선물했다. “지금 있는 것도 다 못 입을 텐데…” 하고 중얼거려 본다. 남자와 여자는 확실하게 다르다. 난 옷이 너무 많다. 허허허.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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