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동결’ 대상 북한 선박, 中항구 입항… 러시아 “대북제재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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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자산동결 명령 어기고 중국 입항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3 17:00:01

유엔 대북결의에 따라 ‘자산동결’ 대상 북한 선박 갈마호가 중국 항구에 입항했다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 따르면 갈마호는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 오후 4시45분쯤 산둥성 룽커우항에서 신호를 발신했다.

갈마호는 약 15분 뒤 선체를 돌려 이 지점을 빠져나갔으며, 약 1시간 뒤인 오후 6시엔 룽커우항을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는 2018년 북한의 운송회사인 ‘평천쉬핑 & 마린’을 제재하면서 이 회사가 소유한 지성8호 등에 대해선 자산동결을 주문했다.

이후 북한은 지성8호의 이름을 갈마호로 바꿔 입항을 시도했다. 갈마호가 여전히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갈마호에 대한 입항 금지나 자산동결, 즉 억류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갈마호는 룽커우항을 출항한 지 약 하루 만인 1일 오후 6시20분쯤 북한 남포항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자산동결 대상이지만 전혀 저지당하지 않은 채 무사히 귀환한 사례를 또다시 남긴 것이다.

갈마호가 북한 해역을 넘어 운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성 8호라는 이름을 달고 중국 산둥성 동쪽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약 70km 떨어진 해상을 운항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엔 산둥성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던 중 위치 신호가 사라져 중국 입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재 대상 북한 선박은 다른 나라 해역에 진입하기 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해 왔다.

그런데 이번엔 노골적으로 중국 항구에 입항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중국 당국의 입항 허가는 분명한 제재 위반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대북 결의 위반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하며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영원히 계속할 수는 없다며 이를 종료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현지 시각 1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네벤자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에) 끝없는 제재를 가하는 것이 한마디로 부당하고 좌절감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대북 제재의) 중심 체제를 어떻게 수정할지 생각해 그것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가 3월28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안을 표결했을 당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은 지난 4월 말로 종료됐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