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제약·바이오 업계도 ESG 경영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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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2 00:02:30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이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평가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ESG가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시점인 만큼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만 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ESG 평가 상위권에 속하는 기업은 한 손에 꼽힐 정도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매년 ESG 경영을 종합 평가해 S(탁월)·A+(매우 우수)·A(우수)·B+(양호)·B(보통)·C(취약)·D(매우 취약)의 7개 등급을 부여한다. ESG 등급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 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KCGS가 발표한 ‘2023년 ESG 평가 및 등급’에 따르면 상장사 987개 기업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평가 기업은 92곳이었으며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케미칼 단 두 곳만이 두 번째로 높은 A+ 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3등급인 A에는 유가시장에서 LG화학·SK바이오사이언스·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에스티·SK바이오팜·유한양행·일동홀딩스·한독, 코스닥시장에서는 HK이노엔·에스티팜이 이름을 올렸다.

S~A 등급까지는 지배구조·환경·사회의 모범 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적절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 등급인 B+부터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음’으로 의미가 달라진다. B+ 등급에는 JW홀딩스·JW생명과학·JW중외제약·녹십자홀딩스·GC녹십자·대웅·대웅제약·종근당·종근당바이오·종근당홀딩스·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보령 등 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B등급은 셀트리온·대원제약·휴온스, C등급에는 국제약품·광동제약·삼일제약·삼진제약 등이 포함됐다. 최하위 등급인 D등급에는 신풍제약·유유제약·산천당제약·메디톡스 등이 올랐다.

타 업계와 달리 ESG 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들도 최근에서야 늘어나는 분위기다.

100년 기업을 앞두고 있는 동아쏘시오그룹은 2020년부터 그룹사 사회책임경영활동 내용이 담긴 통합보고서 ‘가마솥(GAMASOT)’을 발간하기 시작해 올해 다섯 번째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명인 가마솥은 동아쏘시오그룹의 창업 정신인 정도·성실·배려의 뿌리가 된 가마솥 정신에서 착안했다. 가마솥 정신은 창업주 고 강중희 회장이 집에 찾아온 모든 손님에게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제공하고자 했던, 사람을 아끼고 위하는 따뜻한 마음가짐에서 유래했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동아쏘시오그룹은 자랑스러운 100년의 기업 역사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흐름과 변화를 추구하며 그룹의 창업정신인 ‘가마솥 정신’을 기반으로 서로 상생하는 ‘더불어’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지속가능위원회 위원장은 “기업문화는 경영 자원이자 뿌리 깊은 정신”이라며 “행복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동아쏘시오그룹은 소속 회사들의 건강 상태를 늘 점검하며 구성원 모두가 가마솥 정신을 잘 이어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주요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2017년부터 보고서 발간에 나섰고 유한양행·녹십자홀딩스·보령·HK이노엔 등이 2022년, 대웅제약은 2023년에 ESG 바람에 합류했다. 지속 가능한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ESG 경영 동참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고 강중희 회장의 가마솥 온기가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박상훈 기자 p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