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원회의 인사에서 여성 약진… “김주애 부각 위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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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근로단체부장에 김정순 여맹 위원장 발탁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3 14:13:37

▲ 북한이 상반기 결산을 위해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단행한 인사에선 여성 간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상반기 결산을 위해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단행한 인사에선 여성 간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북한 내부의 사상과 결속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장에 여성을 발탁된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의 입지를 공고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리두성 당 근로단체부장이 해임되고 자리에 임명된 김정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다.

근로단체부는 여맹과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직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등 북한의 근로단체를 지도하는 당의 핵심 부서다. 북한의 거의 모든 주민이 평생 이들 단체 중 하나에 소속돼 살아가기 때문에 근로 단체는 북한이 주민을 통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북한 내부의 사상과 결속을 담당하는 핵심 부서장에 여성을 발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에서 당 부장에 여성이 임명된 사례는 과거 박명순 경공업부장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생 김경희 경공업부장 등이 있었지만 매우 드문 경우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 근로단체부장 직위에 여성이 임명된 사례와 여맹 위원장이 바로 당 부장 직위에 임명된 사례는 모두 김정은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여성의 약진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은의 딸 주애를 의식해 여성 지위를 부각하는 작업이 진행 중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향후 주애의 입지 공고화에 도움이 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일환으로 북한에서 여성도 요직을 맡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장마당을 중심으로 사적 상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북한 경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또 저출산 고령화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엔이 추정한 2020년 북한의 출산율이 1.79명으로,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2.1명)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서 “우리 사회의 주력으로 되고 강대한 우리 국가를 떠받들어야 할 새세대들을 잘 준비시키는 것은 제1차적인 혁명 과업”이라며 “가정 교양과 학교 교양, 사회 교양 중에서도 가정 교양이 첫 자리를 차지하며 여기서도 어머니의 영향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저출산 및 가정교육 문제, 청소년들의 일탈 문제들에 대해 “모두 어머니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해결되는 중대한 나라일, 집안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머니들은 한 가정의 울타리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 적극 진출하여 공장과 일터에서 성실한 애국의 땀을 바치고 혁신을 일으키는 것으로써 떳떳한 근로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경제적 역할도 요구했다.

실제로 이 발언 이후 올해 들어 여맹을 중심으로 공장, 광산 등 일손이 부족한 경제 현장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자원 진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