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55%는 5분 안에 진료 끝나... 18%는 3분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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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발표… 입원환자 절반 당일 입원
입원환자 7명 중 1명 개인·공동 간병인 고용…하루 12만원 지불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4 11:08:22

▲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의 진료 대기 안내 모니터에 예약지연 시간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3분 진료’로 대표되는 한국 병원의 박리다매 의료 행태가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해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의사에게서 진료를 받는 시간이 5분이 채 되지 않았다. 환자들은 접수 후 평균 18분 가량을 기다렸다가 8분간 진료를 받았다. 부족한 의사인력 수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대증원 여론에 힘이 실린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7월24일~9월22일 가구방문 방식으로 1만49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래서비스를 받은 응답자의 55.0%가 의사의 진료시간이 5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반면 환자가 진료받기 위해 접수 후 기다린 시간은 평균 17.9분이었다. 평균 수치만 놓고 보자면 외래 환자가 17.9분을 기다려 8분간 진료를 받은 셈이다.

대기 시간이 10분 미만인 경우는 외래환자의 16.7%, 37.8%는 10~20분 미만, 26.3%는 20~3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30분 이상 대기한 경우도 19.2%에 달했다.

이번 조사로 병원에 가서 오랜 시간 대기하다 의사 앞에 앉으면 3분 이상 문진하기 어려운 의료 관행이 여전하다는 게 또 다시 드러난 것이다.

입원 환자의 경우 평균 7.5일을 입원했는데, 48.1%가 예약 없이 당일 입원을 했다. 나머지 51.9%는 날짜를 잡아서 입원했다. 전체 입원 환자의 41.3%가 원하는 날짜에 입원했지만 10.6%는 원하는 날 입원을 하지 못해 평균 13.6일간 기다려야 했다.

입원한 환자 중 27.1%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했는데 ‘대체로 만족’ ‘매우 만족’했다는 답변이 전체의 97.3%를 차지할 정도로 서비스 만족도는 높았다.

입원 환자 중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경우는 7.1%, 공동 간병인을 고용한 경우는 6.6%였다. 이들의 평균 고용일은 각각 7.1일, 7일이었다. 고용 비용은 개인 간병인의 경우 하루 평균 11만8870원, 공동 간병인은 2만1584원을 지출했다. 만족도는 개인 간병인의 경우 83.7%·공동 간병인은 77.6%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보다 낮았다.

응답자의 76.7%는 한국의 보건의료 제도를 신뢰한다고 답했고, 75.8%는 만족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9.9%였다. 특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 중 43.8%가 보건의료 제도를 개선할 시 필요하다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복지부는 2017년부터 매년 의료서비스 경험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등 긍정적 인식은 6년 사이 10%p 안팎으로 상승했다.

담당 의사가 예의를 갖춰 대했다는 응답은 2017년 89.1%에서 2023년 95.5%로 높아졌다.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답한 비율도 2017년 80.0%에서 2023년 92.2%까지 늘었다. 담당 의사가 배려했는지에 대해서는 2017년 78.4%만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2023년에는 긍정적 답변 비율이 91.0%였다.

의료기관 이용 시 편안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9.3%에서 94.5%, 의료기관 내 행정 부서 서비스에 만족했다는 대답 비율은 73.6%에서 92.3%로 각각 크게 개선됐다.

의료기관 유형별로 보면, 한방병의원 이용자가 95.6%로 긍정 경험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고, 병원 92.2%·치과병의원91.6%·의원 91.3%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6명 가량은 정부의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1일 발표한 ‘2024 국민건강보험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가 최근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1509명(3058명→4567명) 늘리기로 확정한 것에 응답자의 62.0%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7.5%였다. ‘3분 진료’라는 의료 경험이 의대 증원 찬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