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짝 지원해서 저출산 문제 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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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공제 ‘100만 원 한시 혜택’ 실효성 논란… 땜질 처방 불과하다
중장기 대책 없고 3년 단기 100만 원 세액공제… “혼인 유발 없을 듯”
2년 연속 ‘세수 펑크’ 확실시되는 상황… 1265억 원 세금 또 못 걷는다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9 14:01:18

▲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 일부 요람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고질적인 저출생 현상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부부 대상 세제 혜택이 단기적인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세부 내용으로 결혼세액공제를 신설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부부가 혼인신고 시 인당 50만 원씩 최대 100만 원을 세액공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최근 비혼주의 등이 퍼지며 혼인 감소가 저출생을 부추기고 있는 만큼 결혼 비용 지원을 통해 혼인을 장려하기 위한 대책을 정부가 내놓은 것이다.

세제 지원은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경우 올해부터 2026년 기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다. 초혼과 재혼 등의 구분이나 나이 제한은 없지만, 세액공제 적용 횟수는 생애 한 번이다. 적용 시점은 혼인신고 이듬해 과세표준 신고나 연말정산 때다.

예컨대 초혼인 A씨와 초혼인 B씨가 2026년에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 2027년 연말 정산 시 둘 다 50만 원씩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결혼 비용 지원을 통해 혼인을 장려하고 저출생을 해결하겠다는 복안 치고 수혜 기간이 단기적인 3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년간 우리나라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근본 해법이 아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지원이 뚜렷한 실효성을 보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생 관련 예산으로 28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세계 최저 수준인 0.72명을 기록했고, 매 분기마다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금전적인 지원과 비용 보전이 저출생의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지난달 결혼식을 가진 A씨는 “부부를 대상으로 한 세제 지원은 반길 만한 정책”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혼인을 계획하고 있던 사람들한테나 도움이 되지, 이를 통해 혼인을 결심하는 동기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연속으로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단기 지원책으로 세수가 크게 줄어드는 부담도 있다. 기재부는 결혼 세액공제 제도 도입으로 1265억 원가량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별 연간 혼인 건수와 면세자 비율 등을 고려해 계산한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5월까지 걷힌 국세는 총 15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1000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법인세 세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 원대 ‘세수 펑크’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이 점쳐지고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