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호조치 아동’ 2054명 발생… 유기 아동은 8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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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조치 아동 감소 추세… 유기 아동 90% 서울·경기에 집중
지난달 보호출산제 시행… 베이비박스 유기 줄어들 듯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07 12:33:25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지난해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아 보호조치된 ‘보호대상 아동’이 2000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7일 보건복지부의 ‘2023년 보호대상 아동 현황보고’에 따르면 2796명의 보호대상 아동 중 742명이 귀가하거나 연고자에게 인도됐고 2054명이 보호조치를 받았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보호대상 아동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 가리킨다.

보호조치된 아동의 수는 2020년 4120명‧2021년 3437명‧2022년 2289명‧2023년 2054명 등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보호조치된 아동의 52.9%는 남성이었고 103명은 장애인이었다. 945명은 입양되거나 가정위탁됐고 801명은 양육시설이나 보호치료시설‧공동생활가정 등 시설로 입소했다.

보호조치 아동 발생 원인으로는 학대가 7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모 사망 270명, 미혼부모·혼외자 259명, 부모 이혼 등이 232명, 부모 빈곤·실직이 169명, 부모 교정시설 입소 147명 등이었다. 보호자가 아동을 보호하지 않고 버리는 유기아동의 경우도 88명이나 됐다.

유기된 아동의 수는 2020년 169명에서 2021년 117명, 2022년 73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났다.

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기를 안전하게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 베이비 박스(Baby Box)로 들어온 아동도 유기아동으로 집계된다. 유기아동이 발생한 지역은 베이비 박스가 있는 서울과 경기 지역이 79명(서울 73명, 경기 6명)으로 전체의 89.8%나 됐다.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익명으로 두고 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한국은 2009년 12월 서울 관악구의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처음 설치됐고 이어 2014년 5월 경기 군포시 새가나안교회에도 만들어졌다.

저출산에 고심 중인 정부는 지난달 19일 익명 출산을 허용한 보호출산제(익명출산제)를 도입했다. 보호출산제는 출산을 원하지만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여성이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안전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제를 통해 경제적·심리적·사회적 사유 등으로 임신‧출산‧양육을 고민 중인 임산부는 의료기관에서 가명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미혼모‧청소년모‧가정폭력 피해자 등도 ‘임산부 확인서’를 발급받으면 가명으로 진료가 가능하다.

제도가 시행된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124명의 위기임산부가 도움을 요청했고 5명이 보호출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과 지원이 필요한 위기임산부가 ‘1308’번으로 전화를 하면 위기임산부를 위한 상담과 정보 제공‧시설 입소나 긴급 지원‧병원 동행 등을 도움 받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보호출산제가 정착되면 위기임산부가 공적 체계 내에서 지원을 받게 돼 베이비박스 유기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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