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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염과 폭우 등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농산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의 급격한 변동과 유통 구조의 비효율성이 맞물려 시장에서의 가격이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장은 현재 농산물유통구조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관해 소견을 피력했다.
농산물가격 상승의 원인, 이상기후와 복잡한 유통구조
임 회장은 농산물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이상기후를 지적했다.
“비가 많이 오다가 갑자기 햇빛이 강하게 쏟아지면 수박이 정상적으로 익지 않고 내부가 썩거나 쪼개지는 ‘피수박’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생산량이 줄고 시장에 공급되는 수박의 양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한 통에 4만 원이 넘는 수박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는 게 임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농산물가격 상승에는 정부의 부정확한 수요예측과 농민들의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농림부에서 해마다 어떤 작물을 얼마나 심을지 데이터를 수집해 농민들에게 조언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그 조언을 믿지 않고 작물을 임의로 심습니다. 결국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거나 반대로 특정 작물의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발생하지요.”
이러한 상황은 농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진다. 이는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불신이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임 회장은 덧붙였다.
경매 제도의 문제점과 농민들의 어려움
현재 대부분의 농산물유통은 경매 제도를 통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급격하게 변동하게 된다. 임 회장은 경매 제도의 문제점으로 가격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경매제의 경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농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농민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농산물 출하량을 늘리려 노력하지만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게 경제 논리죠.”
“소규모 농민들은 경매장에 보낼 물량을 채우기 어려워 직접 시장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유통업체들이 종종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농민들은 정당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경매 제도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할 때도 높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적정한 수익을 얻지 못해 손해를 보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경작한 농산물을 아예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하죠.”
이러한 상황이 농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농산물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시장도매인 제도의 장점은 가격 안정성
임 회장은 시장도매인 제도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도입됐다고 강조했다.
“시장도매인 제도는 특정 도매상이 정해진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일정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농민들에게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장도매인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의 안정성이라고 평가했다.
“경매 제도의 경우 농산물가격이 수시로 변동해 소비자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가격에 구매해야 하지만 시장도매인 제도의 경우에는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이는 농민들에게도 유리하지요.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안정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 수익을 예측하고 계획적으로 농업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비자들도 시장도매인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가격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항상 일정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으며, 품질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도매인 제도는 시장에서의 공급자와 소비자 간 상호 신뢰를 구축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법적 장벽과 정부의 역할
그러나 시장도매인 제도의 확산에는 법적 장벽이 존재한다.
“농산물가격안정법(농안법) 37조 2항에서 시장도매인이 중도매인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조항이 유통 효율성을 저해하고 가격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해당 조항이 폐지되거나 개정되어야 시장도매인 제도가 더욱 확산될 수 있습니다.”
임 회장은 정부가 농산물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농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소비자들이 적정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도 시장도매인 제도의 확산을 위한 법적 지원을 통해 경매 제도와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유통 구조는 소비자와 농민 모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농산물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임 회장은 특히 시장도매인 제도의 확대와 같은 대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법적 제약의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경매 제도와 시장도매인 제도의 공정한 경쟁 필요
임 회장은 경매 제도와 시장 도매인 제도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농산물유통구조가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매 제도는 농산물가격의 변동성을 크게 만들고, 농민들의 수익 또한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반면 시장도매인 제도는 안정적인 가격을 보장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요.”
“정부는 경매 제도와 시장도매인 제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어느 제도가 더 효율적인지 판단하고,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야 하는 게 정부이기 때문이다.
“경매 제도는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급변하는 반면 시장도매인 제도는 이러한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한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입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도매인 제도의 우월성이 입증된다면 농민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이 농산물유통구조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임 회장은 강조했다.
한국도매인연합회의 성과와 역할
임 회장은 시장도매인 제도가 농산물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매인연합회는 2006년 설립된 이후 시장도매인 제도의 발전과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이 제도는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유통 구조로 자리 잡고 있죠.”
“시장도매인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농민들에게 보다 높은 수취 가격을 보장해 주고, 대금 정산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2019년 강서시장의 판매량 분석을 예로 들었다.
“당시 과일과 채소의 수취 가격이 경매제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가 가능했죠.”
“또한 효율성 측면에서도 경매제에 비해 우월합니다. 시장도매인 제도의 경우 물류 시간이 3~7.5시간 절약되고 상·하적 때 파렛트 처리율도 두 배 이상 높아졌어요. 이러한 효율성을 통해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농산물을 공급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임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그간의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은 지난 십여 년간 68%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한국도매인연합회는 대한민국 농업과 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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