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에 투심 꽁꽁… ‘IPO 재수’ 오아시스 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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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거래·재무구조 불신 커져 투자자 신중모드
11번가 인수도 무산… 현금 없는 지분스왑이 ‘발목’
올 하반기 IPO 재추진… 경쟁력 내세울 신사업 시급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9 11:06:10

▲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업체인 오아시스가 외연 확장을 위해 11번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오아시스마켓 제공

‘티메프(티몬·위메프)사태’ 파장이 커지면서 오아시스의 기업공개(IPO)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를 통한 외연 확장은 무산됐지만 올 하반기에 IPO 추진을 재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티메프 사태가 커지면서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업체인 오아시스가 외연 확장을 위해 11번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 무산에는 티메프 사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아시스는 자사 주식과 관계사 루트의 주식을 섞어 11번가 주식과 맞바꾸는 방식을 11번가 매각 주체인 사모펀드 H&Q코리아에 제안했으나 H&Q코리아가 이를 거절했다. H&Q코리아가 현금 없이 오아시스와 루트 주식만 받는 M&A 방식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티메프 사태로 현금 없이 지분스왑(주식교환) 방식의 M&A였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티메프 사태를 일으킨 큐텐이 2022년과 2023년 티몬과 위메프를 지분스왑 방식으로 인수했기 때문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의 기존 재무적투자자(FI)에게 큐텐 주식을 주고 현금 한 푼 없이 손쉽게 두 기업을 인수한 뒤 지금과 같은 사태를 일으킨 탓에 해당 방식에 대한 시장 거부감이 높아졌다. 특히 11번가는 국민연금공단이 대대적으로 자금을 투자한 곳이어서 지분스왑 방식에 대해 더욱 엄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는 기존 신선식품 사업만으로는 IPO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인식에 인수전에 참전해 몸값을 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었다.

오아시스는 IPO 재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 예측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오아시스 측은 현재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기 위한 지정 감사 보고서 등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은 티메프 사태가 터지면서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태의 사업 운영 방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중요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의 산업 구조·거래 관행·재무 구조가 부실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상장 추진 업체의 실제 역량과 무관하게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더욱 더 신중하게 보는 움직임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오아시스는 IPO 준비를 위한 오아시스만의 ‘한 방’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오아시스는 수년째 충성고객을 통해 흑자를 내고 있지만 오아시스만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오아시스가 준비 중인 신사업 역시 답보 상태다.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에 인공지능(AI)을 통한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장기적인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신사업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