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3대 선거는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전국동시지방선거다. 대통령선거는 5년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는 4년마다 실시된다. 최근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과를 두가지 관점을 통해 분석하고 차기 대선을 전망해본다.
첫째는 국민의 정치·사회적 인식에 대한 변화의 속도를 기준으로 보수·중도·진보층으로 나눠서 각각의 선거별 득표율을 비교·분석해 보고 둘째는 유력 대권 후보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월 재판 결과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대해 살펴본다.
2012년 12월 18대 대선 개표결과는 △ 박근혜 후보 득표율 51.55% △ 문재인 후보 득표율 48.02% △ 기타 후보 득표율 0.48%로 나타났다.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3.53%p로 앞섰다. 국민에게 보수와 진보란 두가지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보수를 선택한 국민이 절반을 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2017년 5월9일 치러진 19대 대선 개표결과는 △ 문재인 득표율 41.08% △ 홍준표 득표율 24.03% △ 안철수 득표율 21.41% △ 유승민 득표율 6.76% △ 심상정 득표율 6.17% △ 기타 득표율 0.55%이다.
홍준표·안철수·유승민 후보가 3자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52.25%를 얻어 문재인·심상정 후보가 단일화로 얻을 수 있는 47.25%를 5%p 차이로 앞서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벌어진 조기 대선임에도 불구하고 정량적 측면에서 보면 보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2022년 3월 실시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 윤석열 득표율 48.56% △ 이재명 득표율 47.83% △ 심상정 득표율 2.37% △ 기타 3.61%다. 산술적 계산으로만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이재명 후보가 50.2%로 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다.
가정을 전제로 한 이런 분석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국민의 인식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인물이 가지는 상징성에 대한 흐름도 같이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18대 대선까지는 보수 지지층이 절반을 조금 넘었으나, 19대·20대 대선에서는 그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보수층이 조금씩 줄어서 진보층과의 차이가 조금씩 더 벌어지는 추세라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보수정당의 변화나 개혁 속도가 진보정당보다 상대적으로 느려서 답답함을 느끼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대 대선의 경우 진보 2명·보수 1명·중도 2명이 치르는 5파전 양상이었다. 탄핵 후 치러진 다자구도의 대선이어서 보수층 표심 20%가량이 중도로 이동했고 진보층 표심도 덩달아 7~8%가 이반 하는 현상을 보여줬다.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24.03%)은 보수층이 위기 상황일 때 얻을 수 있는 득표율의 한계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수치로 보인다. 또 보수·중도·진보라는 3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 보수표 이탈이 진보에 비해 많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보수의 위기가 목전에 이르렀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20대 대선은 진보가 분열로 패배한 선거란 분석이 가능하다. 양자구도였다면 진보가 이긴 선거였기 때문이다. 또한, 양자구도인 경우 중도에 대한 흡인력이 진보보다는 보수가 강했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결과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다음 대선에는 어떤 구도가 펼쳐질 것이며, 어떤 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현재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이다. 하지만 그 앞에는 ‘사법리스크’라는 큰 장애물이 놓여 있다. 오는 10월에 있을 이재명 대표의 두가지 1심 재판 결과 중 하나라도 유죄가 나오면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1년 10개월 뒤에 있을 △ 지방선거 공천권을 이재명 대표가 쥐고 있다는 점 △ 친문·친노 세력이 이재명이 틀어쥔 당 하부조직과 외곽조직을 누르고 당권을 탈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의 1인 독재가 막을 내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두 재판에서 모두 무죄가 나오면 어떻게 변할까.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수 없는 경우를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의 통과 여부가 1차 분기점이 될 것이다, 통과된다면 보수 분열은 현실이 될 것이다. 이를 막아낸다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차기 대권 그림은 조금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 시키기 위해서는 10명 정도의 반란표가 있으면 된다. 무기명투표가 원칙이어서 누가 반란표인지도 알 길이 없다. 1표에 50억, 총 500억 원이면 이재명 대통령은 ‘따 놓은 당상’이 되기에 ‘불법적인 매표 행위’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관련기사: 배신의 계절-1000억으로 대통령 자리를 살 수 있다면?)
여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내년 3월까지 저지할 수 있다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집권 후반기 총리 임명에 세간의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집권 연장’과 ‘업적 달성’이란 두가지 가치 중 윤 대통령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칠 경우, 보수층의 후보 선택 기준은 변화의 속도를 올리면서도 안정감 있는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보수층은 정책보다는 인물을 통한 변화를 선호한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이명박은 서울시장에서 대선으로 직행했는데, 대기업 사장이라는 전직(前職)과 청계천 복원이라는 추진력으로, 박근혜는 청렴한 육영수 여사의 후광과 여성 대통령이라는 시대적 변화 바람을 타고, 윤석열은 정치에 찌들지 않고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이미지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선거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란 측면이 강하다. 물론 과거의 문제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담고 있어서 미치는 영향이 작은 것은 아니지만, 역대 선거 캠페인을 보면 무게는 미래에 실려 있었다.
변화를 이끄는 캐릭터, 개인의 삶과 연계된 미래 설계를 제시하는 사람이 유력한 보수층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 과제인 캐릭터는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살아 온 삶의 궤적과 정치적 이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래설계라는 두 번째 과제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일이다. 복잡한 정책을 심플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사람들 머리에 각인시키는 일이어서 선거에서는 중요한 작업이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준비하기엔 부족한 시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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