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62곳 중 59곳 파업 철회... 의료현장 큰 혼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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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병원 조정중지로 파업 돌입
노원 을지대병원은 조정기간 연장
호남권역재활병원, 조정 중지됐지만 파업 미뤄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9 14:22:49

▲ 28일 조선대병원 로비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조선대병원지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보고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예고했던 29일 총파업을 앞두고 파업이 예정됐던 62곳의 의료기관 중 59곳에서 노사 간 교섭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들 의료기관은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적으로 근무에 돌입해 우려하던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을 피하게 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한양대의료원을 비롯한 59곳의 병원이 조정안을 수락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노사 타결은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합법화하는 간호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것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에 성공한 의료기관은 고대의료원(안암·구로·안산)·이화의료원(목동·서울)·중앙대의료원(서울·광명)·한양대의료원(서울·구리)·한림대의료원(한강·강남·평촌·동탄·춘천)·강동경희대병원·강동성심병원·한국원자력의학원·국립중앙의료원·서울시동부병원·대전을지대병원·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성가롤로병원·민간중소병원 11곳·지방의료원 26곳 등 59곳이다.

이들 병원은 이날 오전 7시로 예정돼 있던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적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노사 간 조정에 성공한 의료기관들의 주요 타결 내용은 △의사 진료공백에 따른 책임 전가 금지 △임금 인상 △불법의료 근절 △업무범위 명확화 △인력 확충 △교대근무자 처우 개선 △주4일제 시범사업 실시 등이 포함되었다. 이로써 2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정이 약 45시간 만에 95.1%의 타결률로 마무리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해 의료 현장이 큰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병원 경영 상황도 악화되어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으나 조속히 임단협이 타결되면서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반면 교섭이 타결되지 못한 병원도 있다. 조선대병원·호남권역재활병원·노원을지대병원 등 3곳은 여전히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선대병원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이날 오전 8시 병원 로비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새롬 지부장이 병원 측의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항의하며 삭발을 단행하기도 했다.

호남권역재활병원도 조정중지가 결정되었으나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 파업하지 않고 이날부터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교섭을 이어가며 9월3일 파업전야제를 열기로 했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조정기간을 9월 11일까지 연장하고 자율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사 양측은 9월9일에 다시 조정회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애당초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분만실·신생아실·투석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유지업무에는 인력을 투입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의료기사·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산별노조다. 지난해에는 140곳의 사업장에서 이틀간 총파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