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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민 지원을 위해 공급하는 정책금융상품의 대위변제액이 올해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마저 늦어지면서 서민들의 상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지는 모양새다.
6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정책서민금융 상품들의 대위변제 금액은 1조551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위변제액은 원금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를 대신해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을 뜻한다.
상품별로 보면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의 올해 대위변제액이 3591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8월 말 기준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5.3%로, 서금원이 100만 원을 대출해줬을 때 25만3000원을 떼이고 대신 돈을 갚는 셈이다.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2020년 5.5%에서 2021년 14%·2022년15.5%·2023년 21.3% 등으로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햇살론뿐 아니라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금융상품으로 꼽혀온 소액생계비대출의 연체율도 급등 추세다.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도입된 소액생계비대출은 8월 말 기준 26.9%로 2023년 말(11.7%) 대비 15.2%p 올랐다. 연체 잔액은 2063억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대출 재원은 금융권 기부금과 기존 대출 회수금 및 이자가 전부다. 이 때문에 연체율 급등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제도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민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책상품 연체율뿐 아니라 각종 지표도 악화하는 모양새다.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취약계층들의 ‘급전 통로’인 카드 대출 규모는 8월 말 기준 총 44조66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통계를 추산한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빚을 갚지 못한 차주들의 채무조정(신용회복) 신청 건수도 지난해 18만5000건을 기록했다. 2004년 28만7000건·2005년 19만4000건에 이어 역대 3번째다.
한편 정부는 최근 정책서민금융에 대한 상환유예·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 등 관련 대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안정적인 정책서민금융 기반을 위해 금융권 공통 출연요율도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 의원은 “청년층과 고령층 등 경제적 취약 계층의 부채 부담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연령대별 맞춤형 채무 조정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서민 경제 부양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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