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ETF 몰아주기’ 지적에 “금감원 검사 결과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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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이사 충실 의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의견 들어봐야”며 신중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0 13:59:37

▲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계열사 간 ETF 몰아주기’ 지적에 대해 “금감원 검사 결과를 한 번 보고 그에 따라서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융그룹 계열사 간 상장지수펀드(ETF)를 몰아주는 형태에 대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검토한 뒤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사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병환 위원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별다른 규제 없이 계열사 간 ETF 몰아주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금감원 검사 결과를 한 번 보고 그에 따라서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에 따르면 보유 금액 중 계열사 물량은 삼성 81%, 미래에셋 52%, KB 50.6%, 한국투자 50.5%를 차지하고 있다. 강 의원은 “계열사 자금력으로 초반 투입되면 그게 따라가는 상품이 되는 것이다”며 “그럼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것이고 본인들의 자금력을 통해서 그러다 보니까 과열되고 있는 시장 속에서 선두 기업들은 장난질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TF 몰아주기 논란은 7월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다른 계열사 물량을 독차지하거나 판매사들이 자사 운용사에 가입을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금감원은 서면조사 등을 거쳐 삼성자산운용 등 운용사 4곳에 대해 현장검사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지적에 김 위원장은 “다만 펀드와 ETF는 가입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개입 가능성과 선택적으로 할 수 있으냐에 조금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규제를 좀 달리 해왔던 것 같은데 (금감원) 검사 결과를 보고 한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개선을 어떤 법률 개정을 통해 해나갈 것이냐는 김남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의견을 좀 들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은 “물적분할이나 합병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일반 주주에 대해서 어떤 영향을 주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개선안을 만들어서 하겠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상법상 이사의 충실 의무(제382조의3)는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최근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사회 책임 범위를 주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상법 개정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간 밸류업에 대한 신호가 불분명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두산 그룹의 합병에 대해서는 “충분히 주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를 주는 거고 금감원이 정정신고서를 통해 보완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