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학과 중·고등학교 등 교육 현장을 파고든 중국 공자학원의 문제점을 전 세계가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해당 학원이 성행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본지 단독 기사에서도 다뤄졌듯이 공자학원은 국내 유수 대학은 물론 중·고등학교에까지 물질 공세를 펼치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공자학원이 이름처럼 ‘공자’ 등 중국 철학이나 문화를 널리 알리고 나아가서 상호간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해외 여러 나라에서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학원 혹은 공자아카데미·공자학당 등으로 불리는 이 기관의 실체는 중국 공산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공자학원의 실체 규명에 매달려 온 한민호 공자학원실체알리기운동본부(공실본) 대표는 “공자학원에 ‘공자’는 없다”고 주장해 왔다. 공실본은 공자를 간판으로 내세운 ‘공자학원’이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공산주의와 모택동 사상을 선전하고 중국에 대한 환상 유포를 목적으로 한다고 보고 있다. 공자학원 강사는 중국 공산당이 선발·교육해서 파견하고 교재도 중국 공산당이 제작·배포한다.
이뿐 아니다. 주재국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지역 내 중국인 사회를 감시하는 것도 활동 목적에 포함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온라인 여론 조작을 통한 정치·선거 개입 등을 수행하는 선전·첩보 공작 기관이라는 점이다.
공자학원 운영비를 중국 공산당에서 전액 부담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 대표는 “전 세계 500여 개소 공자학원에 중국 공산당이 투자하는 이유는 결국 친중 세력이라고 불리는 ‘간첩’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공작기관이 교육기관이란 가면을 쓰고 우리나라 주요 대학들과 자라나는 청소년의 사상을 물들일 목적으로 중·고등학교까지 버젓이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도대체 이 나라 정부와 정치인들은 이들의 정체를 모른다는 건지, 아니면 알고도 묵인하는 건지, 둘 중 어느 하나라도 국민으로선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다.
최근엔 대학에 설립된 공자학원과 연계하여 중·고교에 설립하는 일종의 자매기관인 공자학당을 늘리기 위해 고등학교 교장들을 상대로 접대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해당 교장들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논란이 일면서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공자학원이 공자학당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장 등을 중국으로 초청해 향응·접대를 한다는 내용이다. 초대받은 한국 학교장들은 항공료만 자기 부담하고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의 숙식비 등은 모두 중국 공산당이 제공한다고 한다. 즉 극진한 대우를 미끼로 결국 공자학당 설립이라는 목적을 달성한다는 중국 공산당의 수법에 우리 교육계가 놀아나는 셈이다.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 간부 출신이 수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엔 2004년 서울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데 이어, 연세대·한양대 등 전국 22개 대학과 인천국제고·충남 아산고 등 중·고교에 약 40개 공자학원이 설립됐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이 중국 간첩 활동의 거점이라고 판단한 후 공자학원 추방 바람이 불면서 118개였던 공자학원이 10개 이내로 줄었다. 유럽 주요 국가들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는데, 국내에선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공자학원 설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던 충남 공주 영명고가 학생·학부모·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설립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는 소식이다. 학생·학부모들은 “중국의 침투 창구인 공자학원을 왜 우리 학교에 세워야 하느냐”고 반발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이 깨우치면 어떤 거대한 음모도 무산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고무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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