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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한국과 미국 양국이 확인하고 이의 단계적 확장억제에 들어간 것이다.”
주은식(예비역 육군 준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미 외교·국방(2+2)장관회의 공동성명(10.31)’ 및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10.30)’ 의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해당 성명들은 북한 비핵화보다 한미확장억제를 통한 북한의 핵위협 억제를 위한 공동 노력에 초점이 집중됐다.
특히 관심을 끈 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의 의의다.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기조와 엇박자가 난 것인데, 이를 두고 주 소장은 “미국이 바라는 한반도 비핵화는 결국 주한미군 주둔을 통한 ‘핵 억지 관리’”라고 4일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한·미 국방 수장, SCM 성명에서 ‘비핵화’라는 용어를 9년 만에 뺐다. 의미는?
북한 비핵화는 애초부터 달성 불가능한 목표였다. ‘북핵 비핵화’는 핵무기 개념 설정부터 실현 불가능한 목표였다. 북한이 쓰는 ‘비핵화 개념’과 우리가 쓰는 ‘비핵화’ 개념도 용어 일치가 안 된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원하고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 북한은 ‘조선 반도 비핵지대화’라고 말한다. 미국이 원하는 건 한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드는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건 주한미군과 미군이 가진 핵도 함께 나가라는 것이다. 애초부터 달성 불가능한 목표고, 한국·북한·미국 모두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 비핵화’와 무엇이 다른가.
비핵화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핵무기는 ‘체제’다. 핵 투발 수단, 핵무기, 핵물질 심지어 개발 기술자까지 일종의 ‘패키지’이다. 어떤 걸 없애야 비핵화인가. 북한은 핵실험 장소 정도 없애도 ‘단계적 비핵화’라 하는데,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국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 패키지에는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 핵무기 폐기(CVID)’와 ‘선 비핵화’를 통한 체제 교체 및 북한 축적 핵 관련 지식 전부 소멸 등도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한국을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본다. 미군은 1950년대 말부터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핵잠수함을 전개하고 핵무기 실은 항공모함에 핵전략 폭격기까지 운용한다. 김정은이 핵 무력 사용을 천명한 것도 한반도에 운용되는 미국 전술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미국 관점에서 ‘한반도 핵무기 관리 전략’은?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할 의지가 없다. 6·25전쟁에서 미군 3만5000여 명을 희생해서 대한민국을 지켜줬다고 생각하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근데 수정주의 시각에서 미국이 한반도를 보루로 삼아 공산주의와 맞서고 38선을 그었다. 미국 정가는 중국 공산화하는 것을 보고 6·25전쟁 이후를 대비해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켰다. 2만8500명 밑으로 주한미군을 줄일 수 없다고 미 의회에서 법으로 규정했다. 1990년대 냉전체제 해체 이후 미국이 핵 비확산을 의제로 삼았으나, 이면으로는 ‘핵으로 전쟁 억제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를 유지했다.
미국만 핵이 있었을 때는 대량보복전략으로 전쟁을 억제한다고 했으나 소련이 1949년 핵을 개발하자 핵관리가 상호억제전략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핵은 핵으로 억제하는 전략을 유지하며 소련과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여 핵전쟁과 재래식 전쟁에도 동시 대비하는 전략을 구축했다. 유연반응전략 또는 신축대응전략이라는 것의 핵심이다.
이 같은 전략하에 미국은 사실상 북한 핵위협을 전제로 대한민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방위비 협상을 통해 미국에 유리한 전략적 기지를 사용하며 운영 비용을 받고 있다. 현재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때 방위비를 10배로 받겠다고 자신하는 게 같은 맥락에서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에 북한 침략을 억제하며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대형 지상군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비핵화라는 도달 불가능한 목표로 미국 이익을 중심으로 확장억제를 해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SCM 이후 한미의 ‘확장 핵 억지 전략’ 어떻게 흘러갈까.
한국 미국 모두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핵 폐기가 어렵다고 보고 이의 단계적 관리 또는 유지·억제의 측면으로 대응하겠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보다 현실적 관점으로 북의 핵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화 방안의 목적으로 미국 전술핵 재배치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 공유 협정체결·한국 자체 핵무장 허용 등의 수단 등이 있다.
북한이 한국·미국을 상대로 ‘언제·어디로·어떤 수단’으로, 공격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발상황을 가정해 화생방 보호기능이 있는 양압장치를 갖춘 장비로 바꿔야 한다. 또한, 형식적으로 실시한 민방공 훈련을 실질적으로 공공 시설물에 핵 방호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 후방 기지 역할을 하는 만큼, 일본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공고해야 한다. 한미동맹체제를 한·미·일 동맹으로 전환하려는 것은 미국 전략이다. 따라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간 한반도 핵사용의 기획·절차·의사결정 등에 대한 정책적 협의 심화가 가장 중요하다.
#비핵화 #한미 외교·국방(2+2)회의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 #핵억지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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