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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반도체 업계가 불안감에 떨고 있다. 가장 큰 이슈인 반도체법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반대 의견을 밝혀 왔고 실질적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는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 시 가장 피해가 클 분야로 꼽혀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반도체법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법을 폐지할 경우 미국 정부가 약속했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10월25일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에 단 10센트도 지급하지 않고 관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을 미국으로 만들어 대가 없이 공장을 설립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440억 달러를 투자해 64억 달러(약 8조9381억 원)의 보조금을 수령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는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4억5000만 달러(약 6284억 원)를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은 2028년 하반기부터 AI 메모리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2공장의 경우 2026년 양산이 예상됐지만 공사비 상승 등의 문제로 미뤄지고 있다. 보조금 지급이 되지 않을 경우 공장 건설에 더욱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대중 반도체 관세 인상에 따른 수혜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외경제졍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인상에 따른 반도체 인상은 효과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인상 효과로 대미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중국 반도체에 50%의 관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반도체의 미국 내 영향력은 이미 낮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반도체법을 폐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도 다수당 위치를 차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반도체법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발표된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당 내에서도 일정 부분 반도체법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어 개정이나 폐지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법률에 근거한 시행 과정에서 의도적 지연이나 외국 기업 보조금 지급 자격에 대한 엄격한 적용 등 법률의 실질적 무효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반도체는 무관세로 수출입 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내용을 모두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확신할 수 없는 만큼 반도체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반도체 업체 관계자들에게 질의한 결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시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차라리 확실하게 우리한테 불리하게 한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서 대책을 세우면 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 상황을 보고 대처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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