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경제 경고음 커지는데 포퓰리즘 웬말인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논설

IMF 등 성장률 하향 조정 1%대로 추락 시사
여야, 가상자산 양도차익 과세 유예 포퓰리즘
조세원칙준수·세수확보·재정건전성 제고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7 00:02:02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기관들이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 한국미션단은 최근 2주간 진행한 연례협의 결과 발표에서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0%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0월 전망치(2.2%)에서 0.2%p 하향 조정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주요국 성장세 하락 등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도 10월 전망(2.5%) 대비 0.3%p 낮은 2.2%로 내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의 하방 위험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수출 불확실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당시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관세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의 고율 관세 부과나 모든 해외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보복 조치에 나서는 등 통상 마찰이 발생할 경우 세계 교역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치명적이다. 2023년 한국의 실질성장률은 1.36%이고 수출 기여도는 1.17%로, 한국은 전체 경제성장의 86.1%를 수출에 의존했다. 대내 불안 요인 역시 적지 않다. 3분기 누적 기준 국내기업들이 수급 악화·수요 둔화·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석유화학과 건설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도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감세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어 국가재정을 도외시한 무책임한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코인) 양도차익 과세를 유예하겠다는 정부·여당에 동조 기류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코인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되, 공제 한도를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금투세 폐지를 결정하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도 있다’는 원칙을 무너뜨렸다. 국민의힘이 여론을 등에 업고 “금투세도 폐지하는데, 코인 과세는 고집할 이유가 무언가”라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 대표가 앞장서 방향 선회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재정건전성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56조4000억 원 세수 결손에 이어 올해도 30조 원에 가까운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역대 최대인 201조 원 규모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경제성장률이 자칫 1%대로 추락할 위험성이 커지면서 대통령실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경기침체기에 정부가 적극 재정 정책을 펴 추락의 폭을 낮추려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추경을 한다면 재원도 국채 발행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중장기 재정에 추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맞고 있는 대내외 경제 위기에 면밀한 대비가 요청된다. 정부는 글로벌 관세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생산과 수출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개편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대로 미국에 공장이 없는 해외기업에 10% 수준의 높은 관세 부과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는 62조 원 규모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중국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코인 과세 또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을 준수해 세수 확보와 재정건전성 제고에 힘쓰길 당부한다. 무엇보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놓는 포퓰리즘 정책을 접길 당부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