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마케팅 담당 임원을 최초 영입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오픈AI 신입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케이트 라우치의 직전 직장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이며, 그 전엔 AI 기업 메타에서 11년 넘게 마케팅 전문가로 일했다. 라우치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6일이 코인베이스에서의 마지막 날이고 9일부터 오픈AI 첫 CMO로 근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AI 업계에선 스타트업 앤스로픽을 비롯해 구글·아마존·메타 등이 업계 선두를 다투며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라우치 영입 소식은 챗GPT를 출시한 이래 생성형AI 열풍을 주도한 오픈AI가 전략적 마케팅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이기에 눈길을 끈다. 영리·공익 어느 쪽에 방점을 둘지 여전히 이상과 현실의 첨예한 대립이 있다. 챗GPT로 6대 빅테크에 진입한 오픈A가는 주간 사용자 2억5000만 명을 추가했으며 내년 10억 명 달성이 목표라는 소식이 지난달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오픈AI와 머스크의 인연이 새삼 눈길을 끈다. 오픈AI 공동설립자이자 한때 이사회 일원이었던 머스크는 2018년 임원 사직 및 지분 매각으로 관계를 정리했고 이후 수차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일 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는 네 번째 소송이다. 설립 목표인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피하기 위한 비영리 임무” 취지 아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로 한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소장엔 오픈AI의 영리화·내부 자산 이동의 부당성과 시장경쟁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도 지적됐다.
앞서 8월 소송에서 머스크는 오픈AI의 알트먼 등이 설립 당시부터 (X 소유주인) 자신을 의도적으로 ‘기만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3월 오픈AI 블로그에 “AIG(범용인공지능)를 인류 보편의 이익이 되게 하는 게 우리 사명”“안전 유익한 AGI를 구축해 혜택을 널리 나눈다는 의미” 등 입장 표명이 있었으나 머스크 측 변호사 마크 토베로프가 포춘지 인터뷰에서 “이타주의 탈을 썼지만 세상은 이제 그들(오픈AI 지도부)의 실체를 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머스크는 정부가 AI 기술을 연구·규제하기 위한 위원회 설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2018년 카라 스위셔 기술 전문 기자와의 인터뷰 때 “AI가 인간보다 훨씬 더 똑똑해지면 아마 사람과 고양이 사이 지능 차이와 비슷할 것이다. 어쩌면 더 클 수도 있다”고 내다봤으며 작년 4월엔 “AI가 문명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GPT-4 출시 직후 AI개발 6개월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지 한 달 후 나온 발언이었다.
2019년 오픈AI는 제한적 영리 구조로 전환했고 현재 완전한 영리 법인이 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포함한 파트너십을 발표했으며 이후 2023년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발전했다. 이를 꼬집어 머스크는 “오픈AI가 불투명한 영리 목적의 계열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8월 소장엔 “셰익스피어 작품에나 나올 법한 배신과 기만”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공익 및 안전이냐 영리냐를 둘러싼 오픈AI 내홍은 지난봄까지 이어졌다. 작년 11월 오픈AI 이사회에서 안전 도외시를 들어 알트먼을 해고하자 전 직원(770명)의 90%가 그와 일하길 원했으며, 심지어 알트먼이 옮겨가기로 한 MS에선 “알트먼과 일할 (오픈AI) 직원들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4개월 후 알트먼의 오픈AI 복귀로 소동이 일단락됐다.
머스크는 10월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와의 인터뷰에서 “오픈AI도 샘 올트먼도 못 믿겠다. 못 믿을 사람이 이 세상 최강의 AI를 통제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소송 사유엔 오픈AI와 MS 간 독점적 정보공유 문제도 들어 있다. 알트먼 CEO 등 일부 인사들이 재정적 이익을 위해 부당한 거래를 했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에 오픈AI 측에선 “동일한 주장의 반복일 뿐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더 이상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알트먼은 미 대선 전인 11월 xAI의 챗봇 ‘그록’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더 나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답한 대화를 캡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트럼프 측을 위해 총력 지원 중인 머스크를 비꼬기도 했다. 머스크는 두 후보를 다 논평한 그록의 답을 왜곡했다며 “사기꾼 샘 (알트먼)이 돌아왔다”고 반격했다.
다만 알트먼은 대선 이후 트럼프 진영에서 기피인물로 꼽히게 됐다는 소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일가의 한 측근 말을 인용해 머스크가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서 트럼프 일가족 내지 특급 참모 수준의 존재감을 보이는 가운데 알트먼뿐 아니라 그와 한때 대립각을 세우던 인사들의 우려를 전했다. 권력자 머스크의 표적이 될까 전전긍긍한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 등이 이들이다.
WSJ에 따르면 이들 모두처럼 알트먼도 줄을 대고자 애쓰는 중이다.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 그의 동생이자 오픈AI 투자자인 조시 쿠슈너 스라이브 캐피털 창립자 등을 가교로 트럼프 측과 접촉을 해왔지만 현재로선 큰 성과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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