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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트럼프가 젤렌스키와 나란히… 그 자체로 對러시아 메시지"
美 대통령 당선인에 각국 정상들 일제히 눈도장
바이든정부, 우크라 지원 예산 서둘러 집행 중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8 16:38:21
▲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선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났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기념식 참석차 왔으나 예정에 없던 3자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젤렌스키와 트럼프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 자체가 러시아에 대한 메시지"라고 현지 매체들은 해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 기념식(현지시간 7일)이 각국의 외교 무대로 적극 활용됐다. 특히 예정에 없던 3자 회동(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성사로 세계적 눈길을 끌었다. 이후 나란히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는데 트럼프가 대성당에 들어서자 미리 와 있던 각국 정상들은 마치 눈도장 찍듯 일제히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도 나중에 영국 대사관저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가 이미 국제무대 주역으로 복귀해 있는 모양새다. 이날 기념식에 초대돼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주선으로 미 대선 후 처음 트럼프와 젤렌스키가 대면했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엘리제궁 전날 공지만 해도 마크롱이 한 시간 차로 따로따로 만난다고 돼 있었다. 로이터통신에선 전날 젤렌스키가 파리 방문을 계기로 트럼프와의 회담을 추진 중이지만 막판까지 확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상태였다.
 
마크롱은 취재진을 향해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트럼프 재임 중이었음을 되새기면서 “여러분(미국)의 연대와 즉각적인 반응을 기억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에 트럼프가 “(재개관 기념식 참석이) 큰 영광”이라며 “마크롱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함께 일할 때 참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화답했다. 또 “지금 세상이 좀 미쳐가는 것 같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취재진을 물린 뒤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그런 다음 젤렌스키가 합류한 3자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랑스 일간 르몽르에 따르면 두 정상의 회동 여부가 마지막 순간에야 합의됐다. 마크롱의 설득 끝에 실현된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약 30분간 만남이었다. 다만 통역 없이 대화를 주고받았다 해도 심각한 논의를 하기엔 부족한 시간이다. 젤렌스키와 트럼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이런 광경 자체가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 편에 선 트럼프’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논평하지만 지켜볼 일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특유의 과장 어법이긴 하지만 획기적 돌파구를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파리에 가 있던 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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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의회를 통과한 608억 달러(약 86조 원) 중 미사용분을 내년 1월20일 트럼프 2기 출범 전에 최대한 사용하려는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레이건 국가안보포럼’의 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히며 이번 지원 패키지에 드론·로켓, 기존 제공 무기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 등이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미 국방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지원 규모가 9억8800만 달러에 달한다면서 지원 품목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포탄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구상’(USAI)에 기반한 22번째 지원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로써 2022년 2월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액이 총 620억 달러(전달 예정 물량 포함)를 넘었다”고 짚었다.
 
프랑스 매체들이 트럼프가 착용한 노란색 넥타이를 우크라이나 국기의 노란색과 연결 지으며 암묵적 지지 메시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역시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모습이다. 트럼프와의 만남에 대해 엑스(X·옛 트위터)에 “생산적인 훌륭한 3자 회동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언제나처럼 단호했다.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또 “계속 협력·소통하기로 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가능하다”고 적었다.
 
트럼프가 줄곧 강조해 온 ‘힘을 통한 평화’란 압도적 우위의 군사력·경제력을 전쟁·분쟁 억지력 삼아 평화·안정과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겠다는 전략의 기본틀이다. 마크롱 또한 엑스에 “미국·우크라이나·프랑스가 역사적인 날 함께 모였다”며 “평화와 안보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하자”고 적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트럼프 측 발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어진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서 ‘트럼프의 힘’을 세계인들이 목도할 수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재개관식에 초청한 각국 정상들의 좌석 배치에서 트럼프를 마크롱 바로 옆에 배치했으며 그 다음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자리 순이었다. 한달 전까지 대선 과정에서 치열한 대척점에 있던 트럼프와 바이든 여사의 불편함을 배려한 좌석 배치일 수 있으나 트럼프 당선인을 가장 중요 인물로 예우했음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유럽 자강론’을 강력히 주장해 왔지만 지난달 미 대선 결과가 나오자 정상들 중 가장 먼저 트럼프에게 축하 전화를 했으며 이날 양자 회동 후에도 엑스에 “미국과 프랑스의 우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함께 해결해야 할 많은 도전이 있다”며 연대의식을 드러냈다. 확실히 양국 인연은 각별하다. 18세기 북미대륙의 미합중국 탄생기 프랑스의 지원이 큰 도움이었다. 부르봉왕조 하 프랑스는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독립선물로 ‘자유의 여신상’을 보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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