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현대차에 미칠 영향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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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등 중국차 부상으로 양사 경영 위기… 전기차 시장도 후발 주자
혼다 기술력·닛산 글로벌 시너지 기대 “완전한 합병일지는 확신 못 해”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9 11:22:30

▲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왼쪽)과 마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연합뉴스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와 닛산 합병설이 나오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올 것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에 표면적인 거대 기업 또는 연합체가 탄생할 수 있어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인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이 합병 논의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다. 혼다와 닛산은 8월에도 양해각서를 체결해 차세대 소프트웨어 중심차 플랫폼 공동 연구와 배터리 규격 공통화·상호 공급·전기구동 시스템 사양 공통화 등을 추진하고 검토하기로 했다.

2023년 글로벌 판매량 기준 혼다는 398만 대이고 닛산은 337만 대다. 두 회사의 판매량을 합하면 현대자동차(730만 대)보다 많으며 글로벌 3위에 해당한다.

합병의 원인으로는 혼다와 닛산은 최근 실적 악화가 꼽힌다. 주력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힘을 키우며 점유율이 점점 하락했고 자국 제품 소비 열풍으로 중국 시장이 재편되며 혼다와 닛산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혼다는 7월 중국 내 내연기관차 생산 능력을 30%가량 감축한다고 밝혔고 닛산은 세계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000명을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감축에 나섰다.

도요타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현대자동차가 2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3위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기업 빅3로 올라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꼽히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두 기업 다 존재감이 옅다. SNE가 발표한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인도량 순위에서 혼다와 닛산은 모두 상위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혼다가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1만5000대를 판매하면서 도약에 성공했지만 테슬라 등 선발주자들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편 닛산은 이전까지 르노·미쓰비시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2022년 10월 르노가 닛산 보유 지분을 15%까지 낮추는 등 협력 관계가 약화되는 기미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다와 닛산이 합병한다면 르노의 자리에 혼다가 들어가게 되면서 혼다·닛산·미쓰비시 연합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러나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체의 전례가 있는 만큼 양사가 완전히 합병하지 않고 사업 협력 단계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완전히 합쳐서 새로운 자동차 기업이 탄생할지 사업 협력이나 지분 교환 단계에서 멈출지 봐야 한다”며 “연합체로 묶어서 판매량을 합치면 숫자는 커지겠지만 이게 시장 지배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닛산은 르노와 협력하면서 글로벌 감각을 키웠고 혼다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잘만 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일본 기업들이 폐쇄적인 경향이 있고 합병의 긍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혼다와 닛산 합병과 관련해 현대자동차에 문의했지만 현대차는 타사의 일인 만큼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전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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